말 잘 하는 우리 아이, 왜 자꾸 혼날까?

표현력을 완성하는 또하나의 힘! 눈치

by 토끼포케

1. 말 한마디로 불편해질 수 있는 교실 속 상황들


수업이 지루해질 무렵 아이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의 그런 센스에 저 역시 웃음을 빵 하고 터뜨리지요.

여기저기 다른 친구들이 웃기 시작하고 그런 유쾌한 분위기는 교실 내 활력소가 됩니다.

한바탕 웃음을 터트린 후 수업을 다시 시작하면 분위기가 훨씬 부드럽고 집중도 잘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분위기를 참 좋아합니다.


하지만

다시 수업을 진행하자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도

멈추지 않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나아가야 할 때와 멈춰야 할 때를 판단하지 못하고

관심을 받고 싶거나 재미있어서, 웃긴 친구를 따라하고 싶어서 등

자신의 생각이 앞서 섣부른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죠.


타이밍이 맞지 않다면 그런 말들은 교실 내 활력소가 되지 못합니다.

선생님도 친구들도 그 친구가 수업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 한마디씩 하게 되죠.

시작은 다른 친구가 했는데 말이죠.


한 번은 수업 중 아이들에게 안전 문제와 관련한 진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집중하며 문제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었지요.

"너희들이 지난 주에도~"

그때 한 아이가 다시 끼어듭니다.

"선생님 오늘 월요일이니까 이제 지난 주 아니고 지지난주 인데요."

보다못한 짝이 한숨을 쉬며 친구에게 말합니다.

"그냥 넘어가.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반적인 말의 맥락과 상황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심각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도중에

느닷없이 틀린 맞춤법을 지적하거나 갑자기 끼어들어 질문을 하거나 딴 소리를 하는 경우

이 아이의 표현력이 좋다고 할 수 있을까요?


표현력의 기본은 상황과 맥락을 읽을 수 있는 힘입니다.

우리는 이 힘을 '눈치'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학부모님들은 우리 아이가 너무 눈치를 본다고 걱정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공동체 생활을 하는 중에는 어느 정도 눈치를 보는 것이 맞습니다.

타인의 감정과 말, 상황과 맥락을 고려해서

내가 지금 이 말을 해도 되는지 한번더 스스로를 돌아보고

말을 꺼내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은 아무리 멋진 표현이어도

안하느니만 못하는 말이 되는 것이죠.


아무리 똑똑하고 말을 조리있게 잘하는 아이들도
상황을 읽지 못하면 그 말은 자주 엇박자가 납니다.

눈치는 누군가의 감정을 살피고 분위기를 파악하고
그에 맞게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는 사회성이자 감각입니다.



2. 가정에서는 괜찮았던 말, 왜 교실에서는 문제가 될까?


말은 얼마나 하느냐보다 언제 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감정을 살피고 분위기를 파악하는

사회적 감각이 필요한데 이는 경험 속에서 조금씩 익혀집니다.


요즘은 외동이 많고 지나친 아이 중심의 가정 문화가 확산되면서
아이들이 눈치를 배울 기회가 줄어들고 있어요.


아이가 말을 하면

부모는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누군가와 대화중 있어도

당장 하던 일을 멈추고 달려가

자녀의 말에 귀 기울여 줍니다.

혹시라도 자녀의 말에 바로 반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엄마가 미안해" 하며 도리어 자녀의 눈치를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 종종 겪는 일은

제가 다른 학생과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린 후 자신의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느닷없이 끼어들어서 대화 주제에 관계에 없는 자기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선생님이 다른 친구와 대화를 하고 있을 때

기다리지 않고 갑자기 자신의 요구사항을 말한다거나

갑자기 "나는요~"하면서 친구의 이야기에 대한 반응보다는

자기 위주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합니다.


일방향 소통이나 자기 표현은 예전 보다 수려하게 하지만

쌍방향 소통에서는 어려움을 겪는 것이지요.


예전에는 유아 또는 저학년 아이들에게 많이 보이던 습관이었는데

요즘에는 고학년 아이들에게도 자주 보입니다.


3. 사회적 감각을 키워야 하는 순간들


# 친구나 선생님이 이야기 중일 때

친구나 선생님이 이야기 중일 때는 끼어들지 않고 기다리는 연습을 합니다.
대화에는 순서가 있고 먼저 말하는 사람의 생각을 끝까지 듣는 것이 우선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대화가 완전히 끝난 뒤 나의 말을 시작하거나

상대방의 말을 다 듣고 그에 따른 반응을 해준 뒤에 시작합니다.


# 친구가 재미없어 하는 농담을 계속 반복하는 경우

친구가 웃지 않는데 나 혼자만 계속 웃으며 장난을 반복하는 건
분위기를 살피지 못하는 행동입니다.
친구의 표정을 살펴보고 분위기를 파악한 뒤

그만할 줄도 알아야 대화가 자연스러워져요.

또한 농담을 시작할 때에도 지금 이 이야기를 해도 되는 상황인지

친구의 감정과 행동을 먼저 살펴보세요.


#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데 틀린 단어만 지적하는 경우

상대가 진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 중간에 단어 하나 틀린 걸 지적하면
대화의 맥이 끊겨버려요.

단어 하나, 맞춤법 하나가 강조되는 순간이 있고

전하고자 하는 말 자체의 주제가 중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속에서 맥락을 잘 살펴 반응하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 친구가 이야기 중인데 갑자기 자기 이야기로 바꾸는 경우

상대방 이야기를 듣다가 갑자기 내 얘기로 바꿔버리면
친구는 말할 기회를 빼앗긴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먼저 들어주고 그 이야기에 대해 충분히 반응을 한 다음

내 이야기는 그다음에 꺼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또 어떤 상황에서는 굳이 내 얘기를 꺼내지 않고 친구의 문제에 대해서만 깊이 있게 대화해야 하는 순간 경우도 있어요.


# 자기와 어울리지 않는 말투나 행동을 따라하며 과하게 오버하는 경우

웃긴 친구가 부러워서 자기와 어울리지 않는 말투나 행동을 하며 과하게 오버하는 경우

어색하거나 과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특히 고학년이 되면 또래 사이에서 "왜 저렇게까지 하지?" 하는 반응이 생기고
그게 친구들과 거리감을 만들 수도 있어요.

나의 매력과 색깔이 무엇인지 고민해보세요.

나만의 매력속에서도 충분히 친구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습니다.



눈치 보는 우리 아이 너무 불편하게만 보지 마세요.

여럿이 함께 생활하는 사회 속에서 눈치는 어울려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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