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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상대성 이론 - 질량은 에너지이다

빛과 상대성이론 - 질량은 에너지이다 (6)

by Neutron

이제 그 유명한 식 E = m c² 을 유도할 준비가 되었다. 수학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면 된다. 이 식을 유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여기서는 가장 간단하게 고등학교 때 배운 부분적분법을 사용해 보겠다.


[유도 과정]

이 과정은 운동에너지의 정의로부터 시작된다. 마찰력 등 외부 요건을 무시하면, 정지해 있는 물체에 가한 일은 이 물체가 속도를 가짐으로써 모두 운동에너지로 변환된다.


K.E. = (from 0 to s) F ds


힘 F는 운동량의 시간에 대한 미분이므로,


= (from 0 to s) (dP / dt) ds


m을 정지 질량이라고 하면, 상대론적 운동량을 P = γ m v 로 쓸 수 있으므로,


= (from 0 to P) (ds / dt) dP

= (from 0 to γ m v) (ds / dt) d(γ m v)

= (from 0 to γ m v) v d(γ m v)


m은 정지 질량으로 v와는 무관하므로 상수 취급을 하여 식을 정리하면,


= m (from 0 to γ m v) v d(γ v)


부분적분을 적용하면,


= m γ v² - m (from 0 to v) γ v dv


γ는 v의 함수이므로, γ = 1 / (1 - v² / c²) 를 대입하면,


= m γ v² - m (from 0 to v) v / (1 - v² / c²) dv

= m γ v² - m c (from 0 to v) v / (c² - v²) dv


여기서, 약간의 트릭을 사용하여 (c² - v²) = t 로 치환하면, dv = (- t / v) dt 가 되고, 적분 구간은 t = c 에서 t = (c² - v²)이 된다.


= m γ v^2 - m c (from c to (c² - v²)) (v / t) x (-t / v) dt


안의 항은 아주 쉽게 약분이 되고, -1만 남는다.


= m γ v² + m c [ (c² - v²) -c]

= m γ v² + m c (c² - v²) - m c²

= m c / (c² - v²) v² + m c (c² - v²) - m c²

= m c (v² + c² - v²) / (c² - v²) - m c²

= m γ c² - m c²

= (γ m - m) c²


여기서, γ m 은 v의 속도로 운동하는 물체의 상대론적 질량이고 정지 질량 m과의 차이는 질량 증가분을 나타낸다. 이 물체의 총에너지는 정지 에너지와 운동에너지의 합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다음과 같다.


E_total = m γ c²

= K.E. + m c²


관성계 내에서 물체의 전체 에너지는 정지에너지와 운동에너지의 합이다. 만약 관성계 내의 관측자가 느끼기에 속도가 0 즉, 정지해 있는 물체라면 운동에너지 K.E. = 0 이므로, E_total = m c² 이 된다.

여기서, c² 은 항상 일정한 상수항이므로, 질량은 에너지와 같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것도 에너지와 질량은 빛의 속도 제곱 배만큼의 차이가 있어, 아주 작은 질량도 매우 큰 에너지로 변환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예를 들어, 1g의 물질이 가진 에너지는 다음과 같다.


E = 0.001 kg x (299,792,458 m/s)²

= 89,875,517,873,681.8 N m

= 89.9 x 10^12 J

= 323 x 10^6 GWh


3억 2천 3백만 GWh 라는 어마어마한 에너지이다. 이는 2017년 대한민국 전체 원자력 발전량의 2,168 배에 달하는 막대한 크기이다.


작은 먼지나 가스 덩어리부터 지구, 화성과 같은 행성들, 그리고 스스로 빛을 내는 태양과 같은 항성들, 이 모든 것들을 포함하여 우주에 널려 있는 질량들은 사실은 에너지 덩어리이다. 단지 질량의 형태를 취하고 있을 뿐이다. 과학자들은 이 질량들이 어떻게 막대한 양의 에너지의 형태로 바뀔 수 있는지 매우 궁금해했다. 과학자들이 그 실마리를 찾아낸 것은 원자 구조가 밝혀지면서였다.



원자폭탄(Atomic Bomb)


이 우주의 모든 물질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원자의 조합에 따라 책상도 되고, 연필도 되고, 지구도 되며 사람도 된다. 원자의 크기는 매우 작아 100원짜리 동전을 구성하는 원자 하나의 크기를 그 동전만큼 확대하였을 때, 원래의 동전은 지구 크기만큼 커진다. 원자는 원자핵과 그 주위를 도는 전자로 구성되어 있다. 원자를 축구장 만한 크기로 확대한다면, 그 중심에 있는 원자핵은 센터서클에 놓인 동전 정도의 크기이며, 이 동전보다 훨씬 작은 입자가 축구장 외벽을 따라 도는데, 그것이 바로 전자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원자 내부의 대부분은 텅 비어있는 진공 상태이다. 그렇게 따지면 원자로 구성되어 있는 우리 몸의 대부분도 진공 상태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림. 원자와 원자핵


이제부터 우리는 이 원자핵에 집중해 볼 것이다. 원자핵은 양전하를 띈 양성자와 전하를 띄지 않는 중성자로 이루어져 있다. 양성자와 중성자들이 한데 뭉쳐있는 모습을 한 것이 바로 원자핵이다. 그런데, 양성자는 양전하를 띄고 있어 서로 반발하는 성질이 있다. 그럼 서로 반발력을 가진 양성자들이 어떻게 한데 뭉쳐있게 된 것일까?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알아낸 바에 의하면, 이 양성자들과 중성자들을 한데 묶어 두는 힘이 있어, 전기적 반발력을 이기고 원자핵을 구성할 수 있다. 이를 강한 핵력이라고 부른다. 강한 핵력의 실체는 양성자와 중성자 사이를 매개하는 또 다른 입자의 상호 작용쯤으로 이해하면 된다. 어찌 되었건 이 원자핵이라는 놈은 전기적 반발력에 의한 불안정한 상태가 매우 강한 힘으로 짓눌려져 있는 상태에 있다.


특히 우라늄 235나 플로토늄 239 같은 방사성 물질의 원자핵은 매우 불안정한 상태이며, 여기에 중성자를 충돌시키면 원자핵이 강한 핵력을 이기고 쪼개진다. 원자핵이 쪼개질 때 강한 에너지가 발생하고, 이 에너지에 의해 쪼개진 원자핵에서 또다시 중성자가 튀어나와 주변에 있는 또 다른 원자의 원자핵을 쪼갠다. 이런 과정으로 우라늄의 원자핵은 연쇄 분열을 하고 이 현상은 매우 짧은 시간 안에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다.

과학자들은 이 과정에서 매우 놀라운 현상을 발견하였다. 쪼개진 원자핵들의 질량의 합이 원래의 원자핵의 질량보다 미세하게나마 감소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원자핵이 쪼개질 때 발생한 에너지의 크기는 감소한 질량과 정확하게 E = (Δm) c² 의 관계를 만족한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에 의해 질량이 에너지로 전환된 사례를 목격한 것이다.


그림. 우라늄 235의 핵분열 과정


시간의 지연, 길이의 축소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내가 관측하는 관성계의 속도가 빛의 속도에 근접해야 상대성 이론을 체감할 수 있다. 하지만, 내 주변에서 눈에 보이는 그 어떤 것도 그만큼 빠르지 않다. 사람의 직관은 경험에서 나온다. 우리가 경험하지 못해 본 것은 머릿속 지식과 경험을 총 동원하여 상상력에 의존하여 이해하려 할 수밖에 없다. 뮤온 입자의 운동도 양자역학의 도움을 받아 최근에야 발견되었다. 뉴튼 역학이 지배하고 있던 17세기에는 기술적 한계로 관측될 수 없었던 현상이다. 이렇게 인류는 과학과 기술을 동시에 상호 보완하며 발전시켜 나아간다. 위대한 물리학자의 역량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나는 '상상력'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경험에 얽매이지 않고, 지금까지 쌓여온 지식에 얽매이지 않는 상상력이 있어야 새로운 세상으로 할 걸음 나아갈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세상에서 뉴튼의 세상으로, 뉴튼의 세상에서 아인슈타인의 세상으로 말이다.


아인슈타인의 세상은 아직 무너지지 않았지만, 슈뢰딩거/하이젠베르크의 세상에서는 더 놀랄만한 일들이 벌어진다. 지금까지 물리학이 이룩해 놓은 개념들을 송두리째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모든 물질은 파동이고 현재의 모든 정보를 안다고 해도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현재의 상태가 중첩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첩이라는 말은 하나의 물체가 A의 상태와 B의 상태 둘 다에 속해 있다는 말이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죽은 상태와 살아있는 상태 둘 다에 속해 있다. 직접 확인해 보기 전까지는 모른다. 물리학적 결정론이 파기될 때 사람들은 또 한 번의 패러다임 변화를 겪게 되었다. '왜?' 라는 물음이 더 이상 의미 없음을 깨달았다. 아마도 신이 있어서 인간이 신의 영역에 다가서는 것을 더 이상 허락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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