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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태진 Nov 29. 2024

물리학으로 바라보는 세상

고전역학 - 미래는 예측 가능하다 (4)

운동량과 운동에너지


질량을 가지고 운동하는 물체는 어떤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 능력은 다른 물체에 타격을 주어 파괴하는 능력일 수도 있고, 짐이나 사람을 어느 장소까지 운반하는 능력일 수도 있다. 이 능력의 필요조건은 질량과 속도이다. 그래서 뉴튼은 이 질량과 속도의 곱을 해당 물체가 갖는 고유의 능력이라고 하였고 운동량이라고 불렀다.


P = m v


질량을 증가시키거나 속도를 증가시키면 그에 비례하여 운동량이 증가한다. 과학자들은 이 운동량을 에너지라고 믿었고, 이에 관한 여러 가지 실험을 하였다. 한 번은 진흙 더미 위로 쇠구슬을 떨어뜨려 진흙이 파이는 깊이를 측정하는 실험을 해 보았다. 질량이 2배, 3배가 되면 파인 구덩이의 깊이도 2배, 3배가 되었다. 그런데, 진흙 표면에 닿는 속도가 2배, 3배 되도록 낙하 높이를 변경하였더니, 파인 구덩이의 깊이가 4배, 9배가 되었다. 이 결과는 단순히 속도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는 것 같았다. 과연 구덩이가 파인 깊이의 정체가 무엇일까? 분명 이 것은 앞에서 정의한 운동량은 아니었다. 운동량이라면 파인 깊이는 속도에 비례해야 한다.


그림. 진흙에 쇠구슬이 박히는 실험


마침내 과학자들은 이 것이 에너지라는 것을 알아내었다. 진흙 더미로 돌진하는 쇠구슬은 진흙을 만나는 순간 마찰력을 받게 되어 있다. 이 마찰력은 쇠구슬의 속도를 줄이며 가속도 (실제로는 감속) 운동을 하게 만든다. 이 것은 힘이다. 힘과 거리의 곱은 일이고 이 것은 에너지이다.

가속도 운동이라는 것은 매 순간 속도가 변한다는 뜻이다. 질량이 일정할 때 속도가 변한다는 것은 운동량이 변한다는 것이다. 가속도 운동은 매 순간 운동량을 변화시킨다. 물체의 가속도 운동 즉, 힘은 운동량의 시간에 대한 변화량 즉, 미분이다. 물론 고전역학 하에서만 성립하는 개념이다. 아인슈타인은 운동량의 시간에 따른 변화에서 속도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질량도 변한다는 아주 파격적인 개념을 도입하였다. 그 이야기는 후에 자세히 언급될 것이다.


F = d ( m v ) / dt = m dv / dt = m a


일은 물체에 작용하는 힘과 이동한 거리의 곱이고, 이 과정에서 힘이 일정하지 않고 변한다고 하면 거리에 대한 적분 형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W = ∫ F ds

    = ∫ d ( m v ) / dt  ds

    = ∫ d ( m v ) ds / dt

    = m ∫ v dv

    = 1/2 m v²  


우리는 이 것을 운동에너지라고 부른다.



위치에너지


위치에너지는 중력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 즉 중력장 안에서 질량을 가진 물체가 그 위치에 따라 갖는 고유의 에너지이다. 지구 표면으로부터의 높이에 따라 에너지를 부과하도록 해보자. 지금 지표 위에 질량 m인 물체가 있다. 이 물체를 하늘 방향으로 들어 올리려면 힘이 필요하다. 그 힘은 중력과 동일하거나 커야 한다. 만약 중력과 동일한 힘으로 지표면에서부터 높이 h 까지 그 물체를 들어 올렸다면, 그 물체에 해 준 일은 W = F h = m g h 가 된다. 이 일은 그 물체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와 다를 게 없다. 왜냐하면 높이 h에서 이 물체를 떨어뜨리면 지표면에 다다르는 순간 물체가 가지고 있던 에너지만큼의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표에 다다른 물체는 속도 v를 갖게 될 것이고, 이 속도로 인해 운동에너지를 갖게 될 것이다. 이 에너지는 지표에서 높이 들어 올리면 올릴수록 커지고,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릴수록 커진다. 물체에 해 준 일의 양 W = m g h 에 비례하여 커진다.

높은 댐에 갇혀있는 물은 낙하하여 지표에 다다르는 순간 터빈 (Turbine)을 돌릴 에너지를 갖게 된다. 물론 위치에너지는 잠재에너지 (Potential Energy)라고도 불리며, 전자기장과 탄성 스프링 장과 같이 다른 힘의 영역에도 적용이 될 수 있으나, 여기서는 중력장에 한하여 설명하는 것이다.




역학적 에너지 보존


운동에너지 (Ek)와 위치에너지 (Uk)의 합을 역학적 에너지라고 부르고, 외부로부터의 힘의 전달이나 마찰 등의 에너지 손실이 없는 한 이 값은 항상 보존된다.


Ek + Uk = constant


동일 물체의 역학적 에너지는 지상에서의 상태 1과 2일 때 항상 동일한 값을 갖는다.

(여기서의 다른 상태는 하나의 물체가 자유낙하 시 변하는 높이와 속도이다)


Ek1 + Uk1 = Ek2 + Uk2


1/2 m v1² + m g h1 = 1/2 m v2² + m g h2





지구 탈출 속도


이번에는 앞 서 했던 사고실험 중, 돌멩이가 지구 주위를 인공위성처럼 돌 수 있게 하는 장면으로 돌아가 보자. 이 경우에는 지구 표면에 수평한 방향으로 돌멩이를 날렸다. 이제 그 방향을 틀어 지구 표면에 수직인 방향으로 하늘을 향하여 돌멩이를 던져보자. 손에서 벗어날 때 돌멩이는 최고 속도를 가지고 있으며, 중력에 의해 점점 그 속도가 줄어들고 마침내 정점에서 정지할 것이다. 그다음에는 중력에 의해 자유낙하를 하며 속도가 점점 증가하고, 땅에 닿을 때는 던질 때의 초기 속도로 회복된다. 분명히 그 돌멩이는 얼마 후 다시 땅으로 떨어진다. 같은 방향으로 대포에 돌멩이를 넣고 쏘아보자. 아주 높이 올라갈 테지만 이 것도 역시 얼마 후에는 땅에 떨어진다. 여기서 좌절하지 말고, 고성능 대포에 화약을 잔뜩 장전하여 쏘아보자. 이렇게 하여 돌멩이가 올라가는 높이를 조금씩 높여보자. 그렇게 하다 보면 돌멩이가 정지하지 않고 영영 다시 땅으로 떨어지지 않는 순간이 온다. 바로 돌멩이가 지구 중력 영향권을 벗어나는 순간이다. 물론 대기가 없다는 전제 하에서 가능하다. 지구 탈출을 위한 초기 속도는 어마어마하게 빨라서 만약 대기가 있다면 공기와의 마찰에 의해 돌멩이도 타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초기 속도를 가진 물체가 지구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특정 속도 이상을 내야만 한다. 지금부터 일과 에너지의 개념을 적용하여 지구 탈출 속도를 구해보자.


그림. 지구 탈출 속도 (지구 밖을 향해 속도를 점점 증가시켜 대포를 쏘는 그림. 매 번 되돌아오다가 어느 순간 되돌아오지 않는다)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의 개념은 앞에서 잠깐 설명을 하였다. 이 개념을 조금 더 확장시켜 보자. 중력이 작용하고 있는 지구 위에서는 지구 중심에서의 거리에 따라 위치에너지가 주어진다. 지구의 중력이 모두 지구의 중심에서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사실은 지구 표면에 존재하는 작은 모래 알갱이 하나조차 중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 모든 중력의 합이 지구의 중심에서 작용한다고 가정하는 이유는, 지구의 크기보다 한참 큰 스케일을 고려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구가 점의 크기로 작아지는 넓은 우주 공간을 생각하면 모든 질량이 지구의 중심에 몰려있다고 가정하는 것이 수학적으로 계산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지구의 중심을 높이 0인 지점으로 생각할 수 있고, 중심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높이가 높아진다고 상상할 수 있다. 높이 h에 있는 질량 m인 물체는 구속력이 없다면, 높이가 0인 지구 중심을 향해 떨어질 것이다. 이렇게 떨어지는 물체는 가속이 되고, 결국 높이가 0인 지구 중심에서 최대 속도 v가 될 것이다.

위치에너지는 잠재에너지(Potential Energy)라고도 부르는데, 일종의 장(Field)의 개념이다. 위치에너지의 중심이 정해지면 그 중심 주변에 에너지 지도가 그려진다. 중력을 예로 들면, 질량 m인 물체와 질량 M인 지구가 서로의 인력권 안에 있다고 할 때, 서로의 처음 거리 r1에서 나중 거리 r2만큼 멀어지게 한다고 가정하자. 처음 거리 r1은 어떤 구속력에 의해 두 물체가 더 이상 가까워지지 않고 머물러 있는 상태라고 가정한다. 물체와 지구는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으므로, 이 둘의 거리를 멀어지게 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때 투입된 에너지는 이 둘 간의 위치에너지를 변화시키는 데 사용되고 그 크기는 가해진 힘의 방향으로 이동한 거리의 곱만큼이다.  


W = ∫(from r1 to r2) F(r) dr

    = ∫(from r1 to r2) (G m M / r^2) dr

    = G m M (1 / r1 - 1 / r2)


만약, 거리 r2에서 물체에 작용했던 외력이 사라졌다고 하면, 이 물체와 지구는 서로 끌어당기는 힘 때문에 가속운동을 하게 되고, 원래의 r1 거리에서 멈추게 된다. 이 물체는 멈추기 직전 지구에 대한 상대적인 속도가 최대가 되며 최대의 운동에너지를 갖게 된다.


Ek = 1 / 2 m v²


물체에 가해졌던 에너지가 모두 운동에너지로 바뀌었다고 하면, r1 거리로 되돌아왔을 때의 속도는 다음과 같다.


1 / 2 m v² = G m M (1 / r1 - 1 / r2)


v = √(2 G M (1 / r1 - 1 / r2))


관측 지점을 우주에서 지구 표면으로 옮기면 위치에너지를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지표에서 질량 m인 물체를 높이 h까지 들어 올리면, 이때 해 준 일은 다음과 같다.


W = F s

    = (m a) h

    = (m g) h

    = m g h


지구의 중력가속도 g가 일정하다고 가정할 때 m g 의 힘으로 거리 h 만큼 힘의 방향으로 이동시킨 결과이다.

높이 h에서 이 물체를 낙하시키면 지면에 닿을 때 속도는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다.


1 / 2 m v² = m g h


v = √(2 g h)


수력 발전에서는 이 위치에너지를 이용하여 전력을 생산한다. 높이 h에 가둬 둔 물을 낙하시켜 그 운동에너지로 터빈을 돌린다. 높이 h에 가둬진 물은 위치에너지를 가지며, 수문을 개방하면 낙하하는 동안에 이 위치에너지는 운동에너지로 변환된다.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는 형태만 다른 에너지이고, 서로 변환될 수 있다. 물체의 총에너지를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의 합이라고 할 때, 추가 에너지의 투입 및 손실이 없다면, 에너지 보존법칙에 의해 다음 식이 성립한다.


U1 + E1 = U2 + E2 = 일정 (Constant)


여기서, U는 위치에너지, E는 운동에너지이다.

식을 변형하면,


U2 - U1 = E1 - E2 = - (E2 - E1)


Δ U = - Δ E


중력이 작용하는 공간에서 위치에너지 증가량은 운동에너지 감소량과 같다는 말이다. 반대로 위치에너지 감소량은 운동에너지 증가량과 같다.

질량이 m인 어떤 물체에 힘 F를 가하여 그 힘의 방향으로 거리 S만큼 이동시켰다면, 그 물체에 일을 했다고 정의하고 그 크기 W는 W = F x S 이다. 반드시 힘이 작용한 방향으로의 이동만이 일에 포함된다. 사실 그 물체에 가해진 힘이 일정하기 때문에 이렇게 쓸 수 있는 것이고, 대부분의 경우에 힘이 변화하는데 이 때는 적분식을 사용해야 한다.


W = ∫(from 0 to S) F(r) dr


물체를 지구 표면으로부터 무한히 먼 거리까지 옮기는 데 필요한 일을 한 번 계산해 보자.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한히 먼"이라는 말이다. 이 말은 다시 지구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의미와 같다.

작업에 투입된 일은 중력과 동일한 힘을 써서 그 힘의 방향으로 이동시킨 셈이 되므로, 위치에너지를 증가시킨다.


Δ U = ∫(from R to ∞) F(r) dr

       = ∫(from R to ∞) (G m M / r²) dr

       = G m M (1 / R - 1 / ∞)

       = G m M / R


여기서, G는 만유인력 상수, m은 물체의 질량, M은 지구의 질량, R은 지구의 반경이다.


이렇게 옮겨 놓은 뒤, 외력을 제거하면 물체는 지구를 향해 떨어질 텐데 (거리가 무한대이므로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릴 것이지만, 상상력을 동원해서 그 오랜 시간 후에 지구 가까이 도달했다고 치자), 위치에너지가 모두 운동에너지로 바뀌면서 지구 표면에 도달할 때 속도는 다음과 같이 될 것이다.


Ek = Δ U


1/ 2 m v² = G m M / R


v = √( 2 G M / R )

  = √( 2 x 6.67384 x 10^11 m^3 kg^-1 sec^-2 x 5.9736 x 10 24 kg / 6371 km)

  = 11.189 km / sec


이 계산을 역으로 응용해 보자. 지구에서 √( 2 G M / R )의 속도 즉, 초속 11.2 km로 물체를 던지면, 그 물체는 지구 밖으로 날아가서 영원히 돌아오지 않게 된다. 우리는 이 속도를 지구 탈출속도라고 부른다.

돌멩이를 돌팔매에 달아 지구 밖으로 날려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돌멩이를 얼마나 빨리 돌려야 될까? 돌멩이의 질량을 m, 돌팔매 끈의 길이를 L, 끈을 돌리는 각속도를 ω라고 하면, 선속도 v는 지구 탈출속도이어야 하고 다음 관계가 성립한다.


v = L ω


우리의 목적은 각속도 ω를 구하는 것이므로, 식을 변형하면,


ω = v / L


여기에 위에서 계산한 지구 탈출속도를 대입하면,


ω = √(2 G M / R) / L


끈의 길이가 1m 일 때, 얼마나 빠른 각속도로 돌려야 돌이 지구 탈출속도를 가지게 되는지 각자 계산해 보기 바란다.


만약, L이 지구의 반경만큼 길다고 가정하면 지구는 자전하고 있으므로 지구 자체가 돌팔매질을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지구의 자전 각속도는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다. 자전하는 동안 지표가 움직이는 선속도는 지구 둘레의 길이를 하루 (24시간)로 나눈 값이다. 지구 둘레의 길이는 2π R 이고, 하루는 24 x 3600 초 이므로, 선속도와 각속도는 다음과 같다.


v = 2π R / (24 x 3,600)

   = 2 x 3.14 x 6,371,000 / (24 x 3,600)

   = 463 m/s

   = 0.463 km/s


ω = v / R

    = 2 x 3.14 / (24 x 3,600)

    = 7.27 x 10^-5 rad/s


지구 자전 방향으로 돌멩이를 던진다면 힘을 약간 덜 들이고도 지구 탈출속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위도에 따라서도 지구 자전에 의한 지표의 선속도가 차이 나기 때문에, 실제로 로켓을 쏘아 올릴 때도 적도 부근에 발사대를 설치하는 것이 유리하다.

물론, 실제 지구에서 발사되는 로켓은 초기 속도만으로 운동하는 것이 아니다. 위에서 계산한 지구 탈출속도는 초기 속도만 주고 이후에는 어떠한 추가 동력도 없다고 가정한 값이다. 실제로는 지속적으로 로켓 내부의 연료를 연소시켜 힘을 얻어 속도를 유지한다. 그렇기에 지구 대기권의 마찰을 받는 상황에서 로켓의 몸체가 타지 않을 만한 속도를 유지할 수가 있다. 로켓이 지구를 탈출하는 초기 속도는 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우주를 향해 날아가는 속도가 0보다만 크면 로켓은 지구를 빠져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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