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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팔매로 멧돼지 잡기

고전역학 - 미래는 예측 가능하다 (마지막)

by Neutron

나에게 주어진 돌멩이의 질량은 0.3kg이고, 돌팔매에 사용될 끈의 길이는 2m 이다. 내가 돌을 돌리다가 놓았을 때 정확히 30m 앞에 놓여 있는 멧돼지를 맞추려면 얼마의 힘으로 줄을 잡고 돌려야 할까? 내가 돌팔매를 위해 줄을 잡고 있는 손은 땅에서 1.5m 높이에 있고, 돌팔매 원의 궤적은 정확히 지면과 평행하다고 가정한다. 물론 공기의 저항을 비롯하여 외부에서 작용하는 힘은 없는 것으로 가정한다. 앞에서 돌팔매질의 운동방정식을 이미 구해놓았으므로, 우리는 이제 돌로 멧돼지를 잡을 수 있다.


먼저, 줄을 놓아야 하는 지점은 어디일까? 돌멩이는 구심력이 없어진 순간 원운동의 접선 방향으로 운동할 것이므로, 그림과 같은 위치에서 줄을 놓으면 된다.


그림. 돌팔매 궤적과 줄을 놓아야 하는 위치


또 하나는 얼마의 시간 동안 돌이 날아가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왜 시간을 알아야 할까? 돌멩이는 내가 서 있는 위치에서 정확히 30m 까지 날아가야 한다. 위에서 유도한 식에서 v = r ω라는 것을 알고 있고, r은 줄의 길이 2m이다. 돌멩이가 전진하는 데 걸린 시간을 알면 거리 s = v t 를 구할 수 있다.


30 = v t

= (r ω) t

= 2 t ω ---------------------- (1)


여기서, 매우 중요한 물리학적인 아이디어가 적용된다. 바로 돌멩이가 30m 전진하는 데 걸린 시간은 돌멩이가 1.5m 높이에서 자유낙하 하는 데 걸린 시간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그림. 선속도 운동과 자유낙하 운동의 벡터 분해


속도는 벡터라고 앞 서 이야기 하였고, 벡터의 특성은 해당 좌표계의 각 성분 별로 분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면에 평행한 방향을 x, 지면에 수직 한 방향을 y라고 하면 이 x-y 좌표계에서 돌멩이의 운동은 각 방향 성분으로 분해가 가능하다. x 방향 성분은 등속운동이며, y 방향 성분은 자유낙하 운동이다. 이렇게 벡터를 각 성분으로 분해할 수 있다는 것만 이해하여도 물리학의 반은 이해한 것이다. 이 벡터의 성분 분해를 이해하면 돌멩이가 30m 전진하는 데 걸린 시간은 돌멩이가 1.5m 높이에서 자유낙하 하는 데 걸린 시간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바로 찾아낼 수 있다.


자유낙하 운동에 대해서는 앞에서 충분히 설명하였다. 지면에서 높이 h에 있는 물체가 땅에 떨어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t = √( 2 h / g ) 로 구해진다.


t = √(2 x 1.5 / 9.81)

= 0.55 (초)


돌멩이가 땅에 떨어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채 1초가 안된다. 이 짧은 시간 동안 돌멩이가 30m를 전진하려면 그 속도는 식 (1)에서


v = 30 / t

= 30 / 0.55

= 54.55 (m/s)


ω = 30 / 2t

= 27.27 (rad/s)


F = m r ω²

= 0.3 x 2 x 27.27²

= 446.2 N


이렇게 계산된 힘은 매우 크다. 440 N은 440 kg 의 큰 질량을 1초당 1 m/s의 속도만큼을 계속 가속시킬 수 있는 힘이다. 이런 큰 힘이 내 팔에 없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돌이 떨어지는 지점은 땅바닥이므로 계산된 조건으로 던져보았자 멧돼지의 발톱을 맞출 수 있을 뿐이다. 그럼, 내가 돌팔매 해서는 저기 30m 앞에 있는 멧돼지에 돌을 맞출 수 없는 것인가? 물리학을 무시하지 말자. 방법이 있다. 돌을 약간 윗 방향으로 던지면 된다. 즉, 체공 시간을 늘리면 적은 힘으로도 돌멩이를 멀리 보낼 수 있다. 단지, 이 때는 잡고 있던 물체를 놓았을 때의 자유낙하가 아니라 사선으로 쏘아 올인 물체의 운동이다. 돌멩이의 전체 운동은 위로 어느 정도 올라가다가 떨어지는 포물선 궤적이 된다.


그림. 지면과 경사진 방향으로 던져진 돌멩이


그림과 같이 지면과 30도 경사진 방향으로 돌을 날려보면 어떨까? 이 상황도 각 성분으로 벡터 분해를 하면 다음과 같다.


y-방향 : v sin 30도 로 쏘아 올린 물체가 정점에 도달했을 때의 시간을 t, 올라간 높이를 h라고 하면, 역학적 에너지 보존 법칙에 의하여,


m g h = 1/2 m (v sin 30˚)²


h = (v sin 30˚)² / 2g


t = √(2 h / g)

= √(2 (v sin 30˚)² / (2 g²))

= √((v sin 30˚)² / g²)

= v sin 30˚ / g


x-방향 : 시간 t 동안 수평으로 이동한 거리를 s라고 하면, 속도의 수평 방향 성분은 등속운동이고 v cos 30˚로 일정하므로,


s = v t

= v cos 30˚ x (v sin 30˚ / g)


멧돼지와의 전체 거리는 2s = 30 (m) 이므로, s = 15 (m)


15 = v² x cos 30˚ x sin 30˚ / g


v = √(15 g / (cos 30˚ x sin 30˚))

= 18.43 (m/s)


ω = v / r

= 18.43 / 2 (rad/s)

= 9.2 (rad/s)


F = m r ω²

= 0.3 x 2 x 9²

= 50.78 N


내가 줄을 잡고 있는 구심력이 446.2 N에서 50.8 N으로 매우 작아졌다. 던지는 돌에 각도를 약간 줌으로써 동일한 질량의 물체를 더 작은 힘으로 동일 거리만큼 날려 보낼 수 있었다.

다른 말로 하면, 동일한 힘으로 던질 때 각도를 주면 수평으로 던지는 것보다 멀리 날아간다는 말이다. 대포의 포신이 어느 정도 상향하여 포탄을 날리는 이치와 동일하다. 그런데, 무조건 각도가 클수록 멀리 날아갈까? 각도가 90°가 되면 위로 던지는 것이므로, 돌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이제, 각도가 몇 도일 때 가장 멀리 날아갈까를 계산할 차례다. 하지만, 이 문제는 더 해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남겨두겠다. 함수의 최대/최소 문제와 관련이 있으므로, 수학에 자신이 있는 사람들은 계산해 보도록.


또한, 대포를 멀리 쏜다고 파괴력도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포탄이 목표물에 부딪치는 속도는 처음 발사할 때의 속도와 같기 때문이다. 동일한 속도로 각도만 상향하여 발사된 포탄은 멀리 날아가기는 하겠지만 동일한 파괴력(운동에너지)을 갖는다. 질량이 같을 때 운동에너지는 오로지 속도 제곱에 비례한다.


이렇게, 원심력과 구심력, 물체의 원운동울 실제 사례들에 적용해 가며 물리 현상을 수학적으로 표현한 운동방정식을 유도해 보았다. 여기에 위치에너지, 운동에너지 개념을 도입하여 지구 탈출속도를 계산해 보았다. 달의 공전 주기와 돌팔매를 할 때 원하는 거리만큼 돌멩이를 날려 보내려면 얼마의 힘으로 줄을 잡고 돌려햐 하는 지도 계산해 보았다.

원운동은 가속도 운동의 한 종류인 것을 알았다. 선속도의 방향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구심 가속도가 생겼고, 그 방향은 원의 중심을 향한다. 구심 가속도에 물체의 질량을 곱하면 구심력이 되고, 돌팔매의 경우 끈을 잡고 있는 힘에 해당한다. 구심력은 실제로 존재하는 힘이나, 그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원심력은 가상의 힘이고 관성력의 한 종류다.

많은 가정이 포함되기는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리적 현상을 분석하고 수식화하여 정량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가? 이렇게 운동방정식을 만들어 놓고 조건을 입력하면 그 운동의 미래를 예측할 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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