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누구? #스냅사진의 진실 #보정기술 #퍼즐 같은 얼굴
고개는 왼쪽으로
머리는 오른쪽으로
턱은 살짝 아래로 입꼬리는 약간 위로
하나씩
분해한 다음
퍼즐 맞추듯 해요
콧날은 오똑 세우고
턱은 V라인으로
이마 주름 쫘악- 펴고 눈 밑에 점도 뺄까요
십 년은
젊어 뵈네요
이 사람 저 맞나요?
앨범 사진 찍는 날이다.
고개 살짝 기울이고, 턱을 안으로 당기고, 입꼬리 위로 올리고…. 요래조래 사진사의 요구는 끝이 없다. 거기다가 "웃으세요!" 연신 미소까지 주문하건만 얼굴은 점점 더 굳어진다. 나중엔 웃는 건지, 우는 건지. 썩소(썩은 미소) 날린다.
그래도 괜찮다. 요즘엔 의료기술은 물론 보정기술의 덕을 톡톡히 보기 때문이다. 콧날 세우고, 턱은 V라인으로 깎고, 심지어 점 하나까지도 싹- 지운다.
"나는 누구?, 너는 누구?" 현실의 얼굴과 화면 속 얼굴이 너무 딴판이다. 분명 내 얼굴인데 어딘가 낯설다. 성형수술 후유증처럼 어색하기 짝이 없다. 나인 듯 나 아닌 듯….
거기다 나이는 몇 살이나 되돌려 놓은 건가? 젊어진다는 산속 옹달샘 물을 한두 바가지 적당히 마셨어야 했는데 벌컥! 벌컥! 드링킹 했나 보다.
이거, 아무리 봐도 나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