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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출처

#눈물이야기 #비오는날생각 #눈비그리고눈물 #사라진것들에대하여

by 노영임


눈물의 출처



눈이 오다, 비가 오다

‘오다’라고 말한다

‘오다’의 대립어는

‘가다’가 분명한데

눈·비가

간다라는 말 들어 본 적 있어?


왔는데 가지 않고

감쪽같이 사라졌다면

어디로 흘러든 거지?

행방이 묘연한걸

어쩌면

우리 몸속에 스며든 건 아닌가?


산간지역 가뭄 때

쟁여둔 빗물 쓰듯

굳은 빵 목메지 않게

촉촉이 적셔 먹거나

슬플 때

눈물 핑 돌아 날려버리지 않을까?




아침 출근길, 라디오로 일기예보를 듣는다. '현재 시각 전국적으로 눈이 오지만 오후 들어 기온이 올라 비가 오겠다.'고 한다. 오늘은 이래저래 운전 조심해야겠네 싶다가 잠깐! 눈과 비가 ‘오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가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은 없지 않은가? 왔으면 가야지. 그럼 어디로 갔다는 거지? 몇 날 며칠 내 머릿속 '오다' '가다' 사이에서 오락가락 갈피를 잡을 수 없다. 더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한 번도 이것을 이상하다 여겨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사라진 '눈' '비'의 행방을 쫓다가 또 다른 난제에 부딪혔다.

'눈물'어디서 어떻게 생겨났을까? '눈물'의 출처를 캐다 보니…. 아하! 알겠다. '눈'과 '비'가 우리 몸속에 스며들었고 그것을 눈물로 쟁여둔다는 사실 말이다. 목이 메는 날이나 슬픈 날에 '눈물'이 요긴하게 쓰인다는 것을….


그럼, 그렇지. 어디 갔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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