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보면 알죠

- 부부 연인 사이

by 노영임

딱, 보면 알죠

- 부부 연인 사이



손이 없나, 발이 없나, 뭣 하는 짓거리랴.


돼지고기 한 근이면 온 식구 실컷 먹잖아. 외식은 뭔 외식이랴? 구시렁 구시렁대면서도 불판 위 삼겹살 서로 먼저 채갈까. 새부리 같은 젓가락으로 냉큼냉큼 짚어가 눈 부릅뜨고 크게 한 입 욱여넣다가 어, 저건 뭐랴?


저 맞은편 테이블 빨간 립스틱 여자. “자기, 아~” 찰진 콧소리 쌈장처럼 척, 바른 여자. 사내 입에 상추쌈 쏙, 넣어주는 여자. 하마처럼 입 쩍 벌려 잘도 받아먹는 남자. 째깍째깍! 손뼉 치며 좋아라 아양 떠는 여자.


나 원 참, 눈꼴시려워 차마 못 봐주겠구먼.



어이, 사장님! 여기요.

숯불이 영 시원찮아요.


숯덩이 뒤적이던 사장님

한 마디 툭 던진다.


두 분은

부부시지요?

어머, 어찌 아셨어요?





사이좋아 보이면 불륜이고, 소 닭 쳐다보듯 하면 부부라니….

"무슨 소리냐?" 반격하고 싶다. 그런데 남편과 나, 우리 집 식탁 풍경만 봐도 데면데면하니 반박할 여지가 없다. 썸 탈 때 그 설렘은 다 어디 갔을까? 그 뜨겁던 사랑은 다 어디 갔을까? 쫄깃쫄깃하던 심장은 고장 난 시계처럼 가다 말다 가다 말다시원치 않으니 말이다.

도대체 가슴이 뛰지 않는다. 예전엔 손만 잡아도 가슴이 두근거렸는데…. "나만 그런가요?" 나보다 연배 높은 지인에게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무슨 소리냐는 듯 “이 사람아, 결혼하고 30년 넘도록 가슴이 뛰면 벌써 심장병 걸려 죽었지.”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한다는 듯 눈을 흘겨 보인다.


"그건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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