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약한 노릇

by 노영임


고약한 노릇



털썩!

버스 옆자리

중년 사내 앉자마자


갸릉갸릉∼

스멀스멀 기어 오는 코 고는 소리


졸려도

꾹 참아야죠

남자랑 잤다고 할라




촌놈의 서울 나들이란….

기진맥진, 녹초가 된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야 겨우 한숨 돌린다. 눈 뜨고 코 베인다는 서울을 무사히 빠져나왔다는 안도감에 온몸의 힘이 풀린다.

‘이제 한숨 자자.’ 싶어 눈을 감았는데 이게 무슨 소리지?

이 뜨뜻미지근한 공기는 또 뭐지?

겨우 무거운 눈꺼풀 들어 올려 옆을 보니, 중년 사내가 다리 쩍- 벌린 채 내 쪽을 향해 한 잠들었다.

뿐인가, "푸우-푸-, 드렁!" 거친 숨 몰아쉬더니 대놓고 코까지 곤다.

몸을 창가 쪽으로 바짝 붙이고 끊어진 잠을 이어 보려다가 번쩍, 눈이 떠진다. 잠깐! 이러고 있으면….


‘남자랑 잤다.’ 하지 않을까?

허걱!


ChatGPT Image 2026년 1월 3일 오후 09_56_07.png


keyword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