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독준 Oct 14. 2022

시도하는 것의 중요성

   물에 술 타듯이, 또는 술에 물 타듯이 나는 시도를 아예 안 하고 사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제한적 도전 정신의 화신 같은 것과는 아주 거리가 멀다. 아마도 타인에게 나는 무엇인가를 딱히 하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일 것이다. 브런치에서 글 쓰는 것도 지인 중에 딱 한 명 정도 알던가? PR을 전혀 하지 않았기에 내 숨겨진 취미가 되겠다.


   브런치에 글쓰기는 그래도 어느 정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다른 것들은 조금 깨작거리다 내던진 것들도 많다. 2020년대 들어서 유튜브도 기웃거려봤었고(채널은 폭파), 워드프레스 블로그도 SEO 글쓰기를 10개 정도 쓰고 귀찮아져서 내버려 둔 것이 2달을 넘어가고 있다. 막연하게 관심이 있었던 타로 카드 관련한 책을 사서 읽다가 역시나 방치하고 있다. 끈기가 부족한 자로다.


   그래도 시도들에 의미는 있었다고 생각한다. 방금 언급한 것들에 대해서는 그래도 어느 정도 시도를 해 본 덕에 얻을 수 있던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깨달음을 바탕으로 잠정적인 보류를 한 것이다. 방치에 대해 이렇게 그럴싸하게 합리화할 수가 있다.


   그래도 생각한다. 아예 해보지도 않았을 때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시도만이라도 했을 때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적어도 내 인식에서는 참된 것에 속한다. 유튜브든, 전자책이든, 브런치든, 상업적 블로그든, 스마트 스토어든, 타로 카드든 각각에 대해 시도와 당연한 실패를 통해서 내가 얻은 것은 분명히 있다. 다시 무엇인가를 새롭게 도전하거나, 과거에 물러난 것에 대해서 다시 도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여러 가지 시도한 것은 전형적인 로우 리스크 & 로우 리턴의 일들이다. 회사를 떠나서 시도하는 하이 리스크를 무릅쓴 적은 없다. 물론 그런 시도도 가치가 크겠지만 리스크가 크다는 것은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신중할 필요는 넘치도록 있는 것이다.


   21세기에는 정형화된 일보다는 개개인이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일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다. 큰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시도는 신중할 필요가 있지만, 별로 큰 위험이 되지 않는 시도들은 잘 되지 않거나 포기하거나 해도 피해가 적다. 젊을 때는 이것을 더욱 적극적으로 찾아나가야 되겠지만, 중년이든 노년이든 무슨 상관이겠는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꾸준하게 시도할 뿐이다.


   얼마 전 친구와 차를 마시며 한 이야기 중에, 그가 결국 지나고 나서 후회하고 있는 것은 대부분 "무언가를 했다"보다는 "무언가를 하지 않았다"였다. 나도 그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해도 후회할 것이고 하지 않아도 후회할 것이면 하고 후회하라는 말로 이어지리라.


   막연하게 관심이 있는 것에 흥미를 가지고 시도하는 것은 정체된 현재의 평형을 깨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 누구에게나 그렇다. 무엇인가를 갑자기 바꾸는 것이 아니라, 간단하고 별 것 아닌 것에서부터 천천히 시작하는 것도 분명히 의미가 있고 도움이 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계절이 바뀌면 생각나는 사람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