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싫어할만한 것은 하지 않는다
이것이 처세술의 기본이다
하지만, 남이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는커녕 남이 좋아하는 것도 알기 어렵다. 남에게 속한 것을 쉽게 생각할수록 늪에 빠졌다는 자각도 없이 늪에 빠지기 쉽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은 진리에 가깝다.
남에 대해 알 수가 없다고 전제했을 때 우리가 참고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자신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자신이 싫어하는 것은 알 수도 있다. 물론 자신을 알라는 일갈은 철학에도, 병법("지피지기면 백전불태이다")에도 해당하는 것이다. 모든 것의 시작은 자신을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청개구리 정책을 논외로 한다면, 고려할만한 상황은 2가지다. 첫째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타인도 좋아할 것이라 믿고 행하는 것이다. 둘째는 자신이 싫어하는 것을 타인도 싫어할 것이라 믿고 행하는 것이다. 청개구리 정책은 자신이 싫어하는 것을 남에게 행하는 것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남에게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인성의 도야를 추구하는 데 있어서 저런 얌체 전략은 아무런 상관없이 청개구리를 비하하는 일일 수 있으니 얌체 전략이라고 표현을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타인도 좋아할 것이라 믿고 행하는 케이스는 몇 가지 알고 있다. 첫째는 내 두목, 둘째는 어렸을 때의 나 자신, 셋째는 상대의 성향이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서프라이즈 프러포즈 같은 것의 처참한 실패자들(야구장의 만원 관중이 보는 앞에서 청혼 서프라이즈라든지...)이다.
공통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또는 좋아했던 것)을 너무 절대화 및 척도 화하는 오류를 범한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남을 헤아릴 수 없으니 자신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은 좋은 접근일 수 있지만, 남이 자신과 비슷한지 아닌지에 대해 고려를 하지 않기에 복불복이 되어버린다. 얻어걸리기를 바라는 처세 방식은 결함이 너무 크다.
어렸을 때의 나 자신에 대해서는 부끄러운 기억이 너무나 많지만, 저런 추태도 분명 수위권에 드는 좋지 않은 기억이다. 천방지축이었다고 할까, 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남에게 행하기도 하며 나 자신이 싫어하는 것을 남에게 행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위와 같은 자세가 완전히 고쳐졌다고 장담은 못하겠지만, 자신의 과거와 여러 사례를 보면서 수정한 정책은 아래와 같다. "내가 싫어하는 일은 남에게 절대로 행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고 해서 남도 좋아하는 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따라서 행동하기 전에 신중하라"는 것이다.
두목을 보고 있으면 끔찍한 이유가 그냥 두목 자체가 싫은 점도 있겠지만, 과거의 자신이 환기되어 버리는 점이 크지 않을까 싶다. 두목이 좋아하는 상당수의 행동들을 나는 극도로 혐오한다. 나는 이미 비위 맞추기는 몇 년 전에 포기한 광인 모드로 다니고 있기에 정색을 할 때가 많이 있지만 두목은 수정되지 않았다.
글쎄, 내가 그런 직원인데도 불구하고 쫓아내지 않는 것에서 두목은 좋은 사람이기도 할 것인데 인간이라는 존재는 아주 입체적인 존재가 아니겠는가? 말은 이렇게 해도 나 또한 그에게 양가감정을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굵게 표시한 문장을 적용해서 사회적인 생활을 한다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주변이 죄다 미쳐있어서 저런 정책을 해도 이상하게 흘러가는 곳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것은 각자의 상황에 처한 각자가 알아서 해야 할 일이긴 한데, 그런 환경은 영구적인 육체적/정신적 손상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최대한 빨리 탈출하는 것을 추천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