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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독준 Apr 08. 2021

가장중시해야 하는것은 자기 자신

무작정 도망쳐도 좋다, 누구도 비난할 수 없으니

 오랜 기간 시험을 준비하다가 그쪽은 잘 안되었고, 이제 지방에 내려가서 일을 하게 된 친구가 있다. 같잖은 곳에 다니지만 꼴에 사회생활은 선배 뻘이니 조언을 구하길래 이것저것 중언부언해가며 많이 떠들었지만 결국 가장 강조하게 되는 것은, "가장 중시해야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었다. 이 요소를 직장 생활과 연결한다면 그렇다, 나는 그 친구에게 계속 강조했다. "만약 네가 너무 힘들고 이것이 아니다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아마도 그걸 절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라고 말이다.


 만약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해도, 우리를 병들게 하는 어떤 환경이 있다면 그것을 박차고 나오는 일이 무모한 일이라 생각되지 않는다. 탈주를 하면 잃는 것은 결국 급여이지만, 제때 탈주를 하지 않고 우리의 몸과 마음이 병들어간다는 것은 가치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기울어져 있다. 전형적인 소탐대실의 예시가 될 것이다.


 한 걸음 물러서서, 만약 열정을 다할만한 곳이 아닌 곳을 다니고 있다고 하면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종잣돈을 만들어서 투자나 창업을 해볼 수도 있을 것이고(요즘에 웹에 널린 것이 무자본/소자본 창업 or 부업이다), 돈을 들여서 내가 얻기 원하는 역량을 얻어낼 수도 있다. 물론 회사를 다니면서 저런 것들을 병행하는 것은 성공적인 반수(대학을 다니며 수능을 준비하는 것)의 케이스가 적듯이 절대 녹록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내 정신과 육체를 불태우며 벌어들이는 "수모 비용"을 나만의 사업이나 자산, 또는 역량으로 변환시키지 않으면 언젠가는 더 태울 것이 없는 때가 되면 용도 폐기되는 것이 소모품의 운명이다.


 씁쓸한 것은 우리는 결코 소모품이 아니지만, 적어도 상당수의 직장에서 소모품 취급을 받는다는 것이다. 삼천포로 빠지며 홍보를 하자면 이 소모품 취급, 온갖 수모를 받으며 어떻게든 종잣돈을 모아본 이야기가 내 브런치 북 "절약의 기술"에 담겨 있는데, 결국 내가 모은 자산을 기반으로 점차 회사에서 메이지 않고 마음의 여유를 얻을 수는 있었다. 아직은 당장에 해고라도 당하는 것은 내 시나리오에 없지만 어찌 되었건 나만의 방법으로 소모품 취급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해온 것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가져서 더 우수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어 더 오래 더 좋은 대접을 받는 소모품이 될 수도 있지만 이 부분에도 한계는 있고, 언젠가 자신만의 업(業)을 해내야 하는 것은 종신고용이 없는 이 세상에서 필수일 것이다.


 이러나저러나 어떤 일을 하면서 엄청난 고통을 받는다면, 그것을 꼭 참아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나는 매우 회의적이다. 떠날 준비가 안되어있더라도 자신을 위해서라면 탈출을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몸과 마음에 병이 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그래서 친구에게 참 많은 말을 했지만 가장 많이 한 말은 "그 일이 주어진 계기가 어찌 되었건 간에(다른 친구의 소개로 진행된 건이다), 네가 너무 힘들고 괴롭거나 그렇게 될 것 같으면 망설일 필요 없이 때려치워"라는 것이었다.


 친구에게만 하는 조언은 아니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직장 등에서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경제적인 불안정을 얻는 대신 족쇄에서 해방되는 것도 큰 가치가 있고, 나는 그것을 응원한다. 극단적으로 아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도 정말 더 다니다가는 진짜 미쳐버릴 것 같은 곳을 다니고 있다면, 그렇게 되기 전에 때려치우는 게 어떨까? 가장 소중한 것은 자기 자신이니까, 다른 누가 어떻게 생각하든 알 바도 아니다. 다만 인생의 결정을 다른 누군가에게 맡기며 살면 불행할 수밖에 없으므로, 이러한 나의 글을 가지고 결정할 문제는 아니니(당신의 결정에 대해 저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자신의 의지대로 잘 판단하고 오롯이 그 결과물을 가져가야 하긴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당신이 어떤 광기의 소굴 속에 있다면 돈을 많이 모으거나, 열심히 자신에게 투자해서 다른 곳으로 이직하거나 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세 한탄은 아무것도 바꿔주지 않음을 나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신세 한탄의 쓸모없음은 길게 이야기하지 않겠다. 급여를 모아서 자산에 투자하거나, 자신에게 투자해서 능력을 길러야만 된다. 그럴 여유가 없다면, 일단 무작정 탈출해도 좋을 것이다. 그만큼 각자는 소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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