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두목분석

나무를 숨기려면 허허벌판에 심는다

by 김독준

세간에서 인기 없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들을 때가 있다. 다양한 면이 있지만 위선적인 면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인기 없는 사람들 중 이런 타입이 있다. 보이는 형식이나 절차는 민주적이고 싶지만 실제 진행되는 것은 자기 마음대로 되었으면 하는 타입의 사람이다. 즉 내 맘대로 진행되었으면 하지만 그것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고, 모두가 그렇게 원하거나 동의했다는 것으로 가려지길 원하는 타입이다. 우리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고, 썩 좋게 보이지는 않는 특성이다.


우리 두목은 위선자라고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최근에 또 하나의 새로운 업적을 달성해서 많은 사람들의 어이를 아득하게 탈출시켰다. 두목의 회사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가족 회사화(化)가 극히 심화되고 있다. 원래도 가족회사였지만 두목의 자식이나 조카나 친인척들이 점점 많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인데, 누가 봐도 과도한 특혜를 혈통들에게 선사한 것이 드러났다.


가족회사이고 두목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특별한 악감정은 없다. 다만, 두목은 자기가 굉장히 공평무사한 사람이라고 자아도취된 자인데 만약 자아도취가 아니라 정말로 공평무사한 사람이었다면 적용시킬 수 없었던 조건을 자기 핏줄들에게 부여한 점이 매우 같잖았다.


첫 문단에서 말했듯이 보이는 것은 민주적이지만 실제로는 독재로 진행하는 것 같이 공평무사한 것처럼 이미지 메이킹을 하려고 하지만 정작 전혀 공평하지 않은 점은 그 사람에 대한 인기뿐만 아니라 신뢰 조차 얻지 못하게 할 것이다.


두 번째 문단에서 가족회사화(化)가 심해지고 있다고 했는데, 처음에는 자식들이나 조카들이 없었기 때문에 그들의 패악질을 남들만 경험하고 있었기에 나는 만약 저들의 혈족들이 들어왔을 때 만약 지금의 패악질을 비슷하게 부린다면 그들의 일관성 점수만은 높게 쳐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의 패악질의 명분 중 하나는 누가 되었든 이렇게 할 것이라는 식의 태도가 많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 일어난 사태 이전에도 혈통들에 대한 공공연한 비밀적 우대 정책이라든지, 다른 직원이었으면 충분히 패악질을 부리고 남을 일에도 분노조절을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그저 남들에게 함부로 구는 사람이구나 하는 본인인증을 나서서 수행한 것이 되었다.


최근의 사태에서 문제가 되었던 것은 명분상 혈통과 비슷한 상황에 있었지만 이득을 본 사람은 오로지 혈통들이었고, 결과적으로 혈통이 아닌 자들은 손해를 본 형상이 되었다. 만약 혈통들을 티가 좀 덜 나게 챙기고 싶었다면 혈통이 아닌 자들도 챙겼어야 했다. 하지만 그것은 싫었기에 나무 묘목을 가지고 허허벌판에 가서 세운 삶의 아둔함을 보여준 나의 두목이다.


두목의 행태에 대해 몇 가지 가설이 있었다. 첫째는 그냥 철면피 전략을 한 것이라는 것이고, 둘째는 이런 짓을 해도 사람들이 모르겠지라고 생각할 것이라는 것이다. 나는 둘째 가설을 주장하는 자로써, 다년간의 관찰 결과 두목은 부하들을 멍청이 취급하기 때문에 이런 일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피해를 본 자들을 만나서 위로를 전했지만, 그들의 마음속엔 이미 영구적인 분노가 새겨졌다. 이런 작은 소굴에서 영화를 누리겠다 온 자들은 없지만, 어찌 되었건 작은 성취라도 하려면 팀워크가 맞아야 할 텐데 참 우리 두목은 나에게 깨달음을 보여주기 위해 이렇게 기이한 운용을 하는지 새삼 존경스럽다.


저런 자기희생적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나는 역시 나무를 숨기려면 숲에 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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