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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현 Nov 19. 2018

이제 드디어 상해로

#상해일기 4. 훠궈 전문점 하이디라오를 찾아서



첫날 공항에서 출발했던 것과 같은 루트로 돌아왔다. 시탕에서 버스를 타고 상해남역에서 전철을 타고. 대신 이번에는 상해공항이 아닌 우리의 두 번째 숙소가 있는 예원역에서 하차했다. 전철역에서 파는 에그타르트도 샀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에그타르트와 함께 D가 한국에서 가져온 육개장 사발면을 먹었다. 김치를 싸온다 하고 잊었는데 역시 내가 김치를 싸왔어야 했구나. 적당히 배를 채우고 각자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고 또는 영상을 보며 쉬었다. 오늘 우리가 할 남은 일은 훠궈 먹으러 하이디라오에 가는 것뿐이니까!


적당한 숙소의 위치


여행을 앞두고 언제나 가장 고민되는 건 숙소의 위치다. 언젠가부터 숙소를 찾을 때면 언제나 위치를 1순위로 보았다. 청결 상태라던가, (동남아의 경우) 수영장 유무, 조식 상태는 일단 뒤로 미뤄둔다. 역시 언젠가부터 하루에 한두 번씩은 숙소에 들어와 짐을 놓거나 쉬는 일이 많아졌기에 위치를 따지기 시작했다. 아, 아마도 엄마와 여행을 시작한 이후부터 같다. 3년 전부터 엄마와 한 해에 한 번은 꼭 같이 해외여행을 떠났는데 (물론 경비도 일정도 다 내 몫) 아무래도 엄마와 나의 체력이 같지 않다 보니 숙소에 들어와 쉬는 일이 잦았다. 그래 정확히 그 이후부터 나도 돌아다니다 숙소에서 쉬고 나가는 경우가 생겼지.

아무튼 그 영향으로 이번 여행에서도 숙소를 찾는데 고심했다. 상해에서 우리가 가고 싶은 곳은 시탕과 디즈니랜드 단 두 곳. 사실상 두 곳 다 어디에 숙소를 두든 멀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숙소 찾기가 더 어려웠다. 그렇게 여기저기 뒤져보다가 관광지 여러 곳이 겹치는 지점을 발견했다. 바로 예원역! 상해의 유명한 정원인 <예원>과 야경으로 유명한 <와이탄> 그리고 쇼핑할 곳이 많은 <난징동루>와도 가까웠다. 적당한 위치를 찾았으니 이제 숙소만 찾으면 되네. 예원역에는 괜찮은 숙소가 꽤 많았는데 그중 적당한 가격의 후기도 그럭저럭 괜찮은 <SSAW>로 결정했다. 그리고 숙소는 만족스러웠다. 셋이 지내기에 무리 없게 넓었고 청결 상태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조식도 뭐 그럭저럭 괜찮았다.


tip. 예원역에서 <SSAW> 가는 법

예원역 4번 출구로 나와 왼쪽으로 꺾어 5분가량만 걸으면 도착. 무엇보다 길을 건널 필요가 없어 좋았다.





쉴 만큼 쉬었으니 이제 다시 움직여보자. 저녁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라면과 에그타르트를 소화시킬 겸 해서 와이탄으로 떠났다. 와이탄은 야경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이국적인 주변 건물들로 낮에도 꽤 멋스러운 곳이라 했던가. 15-20분 정도 걸었나, 어느새 우리 주변이 사람들로 바글바글해졌다.



시탕의 감흥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나, 낮의 와이탄도 분명 멋있긴 했으나 우리에겐 크게 와 닿지 않았다. 건물들도 멋스럽고 디테일이 다 살아있는데 말이지. 역시 와이탄은 밤인가 보다. 사진만 몇 장 찍고 하이디라오로 이동했다.





하이디라오를 찾아서


지도 하나만 믿고 하이디라오를 찾아 떠난 우리. <하이디라오 인민광장역점>은 사라졌다기에 블로그를 뒤져 <하이디라오 사천북로점 四川北路>으로 갔다. 삼십 분은 넘게 걸었나 보다. 걸어도 걸어도 나오지 않길래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지도대로 잘 가고 있는데 블로그에서 보았던 골목과 간판이 나오지 않아 잘 가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분명 이 길이 맞는데. 그래도 지도를 믿고 계속 가다 보니 사진에서 보았던 골목이 나왔다! 그 골목에서 조금 더 걸었더니 보이는 하이디라오의 빨간 간판! 우리 잘 왔구나.


그러면 그렇지. 자잘한 사건사고가 나지 않으면 우리의 여행이 아니다. 잘 찾아가긴 했는데, 8월 20일부터 무언가를 해서 (중국어로 대화한 터라 제대로 알아듣지는 못했으나 리모델링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문을 닫았다며 다른 지점으로 가란다. 그리고 오늘은? 8월 20일. 하루만 일찍 왔더라면 여기서 훠궈를 먹을 수 있었단 얘기. 운도 없어라.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안내를 해주는 직원분이 다른 지점을 알려주어 마냥 헛걸음이 되지는 않았단 것. 직원분의 도움으로 <하이디라오 창쇼우루점(창더루점 長壽)> 주소를 찍어 다시 길을 나섰다. 지도에 찍어보니 도보로는 한 시간 이십 분이지만 버스를 타면 6개 역만 지나면 된단다. 한참 걸어왔는데 또다시 걸어갈 수는 없어 버스를 타보기로 했다. 설마 직원이 알려준 곳인데 그곳도 없어지지는 않았겠지.


tip. 상해 하이디라오 창쇼우루점(창더루점) 가는 법

7, 13호선 창쇼우루역(長壽路) 1번 출구 (주소 : 上海市普陀區長壽路49號中環商務大廈4樓)



무사히 하이디라오에 도착했다. 우리 앞에 100팀이 넘게 있었는데 한시간만 기다리면 들어갈 수 있었다. 엄청 넓은 대기 라운지에 테이블과 의자만 수십 개, 그리고 음료와 과일에 간단한 오락거리까지 갖춰져 있었다. 심지어 네일아트까지 받을 수 있어. 이래서 다들 하이디라오, 하이디라오 하는구나. 색종이도 많이 놓여있었는데 그 종이로 학을 접는 사람들을 보고 우리도 종이접기를 시작했다. 학, 거북이 따위를 접다가 장미를 접는 P를 보고 다 같이 장미 접기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어릴 때는 잘만 접었는데 이젠 뭐가 뭔지 모르겠구먼 허허.


그렇게 놀다 보니 어느덧 훠거 먹을 시간! 직원은 토마토탕을 권했지만 그래도 처음 먹는 훠궈인 만큼 제대로 먹고 싶어 백탕과 홍탕을 시켰다. 그리고 홍탕이 나오자마자 바로 후회했다. 그냥 토마토탕이나 먹을걸... 기분 나쁘게 매운맛이었다. 서비스의 끝판왕이라는 다른 사람들의 말처럼 친절한 직원이 매워하는 우리를 보고 홍탕에도 백탕 국물을 넣어 주었으나 기분 나쁜 맛은 여전했다. 우리나라의 매운맛과 전혀 다르네. 탕은 그렇게 시키고 고기 3 접시, 새우 완자 3 접시, 버섯과 배추를 시켰다. 그리고 직접 만드는 소스까지. 힘들게 찾아갔지만 큰 보람은 없었다. 그래도 한국에서 먹었으면 돈 꽤나 나왔을 것 같은데 중국 본토라 그런지 400위안 정도만 나와서 만족했다. (후에 칭다오 하이디라오에서는 홍탕 대신 토마토탕을 시켜 정말 맛있게 먹었다. 그냥 홍탕이 우리 입맛에 맞지 않았던 것이다.)




바로 앞에 전철역이 있어 전철을 타고 돌아가면 되겠다고 좋아했는데 시간이 애매했다. 열 시 반이면 전철이 끊긴다는 글을 본 P의 말에 전철을 포기하고 버스 타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번엔 정류장 찾기가 애매했다. 그렇다면 택시지! 하고 택시로 잽싸게 이동 수단을 변경했다. 하지만 '예원'을 알아듣지도, 또 그 한자를 알아보지도 못하는 기사가 태반이라 택시를 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다시 버스를 타기로 하고 근처 현지인에게 예원 가는 법을 물었더니 그냥 전철을 타란다. "전철 끊겼다는데?" "아니야 아직 있을걸. 한번 가봐." 오잉? 아직 남아있었나? 긴가민가하며 전철역에 갔더니 아직 전철이 끊기지 않았다. 야호! 비록 우리 숙소가 있는 예원역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근처 난징동루역까지는 운행했다. 난징동루역에서 도착한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예원역까지 걸어갔다.


비록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마무리했다. 내일은 디즈니랜드 가는 날! 또 무슨 사건사고가 우리를 기다릴까? (우리가 코난도 아니고 말이야.)


2017년 8월 20일

캐논 EOS 6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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