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대만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애현 May 26. 2019

엑소 따라 컨딩 여행 제1화

#대만일기 2. 컨딩 해양박물관부터 샤오룽바오 맛집까지


[엑소 루트 따라 여행하기]

01. 해양박물관 屏東海生館

02. 정식방 鼎食芳

03. 루징 매화록 생태 목장 鹿境梅花鹿生態園區

04. 스모키조 SMOKEY JOE'S



오늘부터 정말 <엑사세>를 따라 여행을 한다. 엑소는 컨딩에서 두 개의 팀으로 나뉘어 움직였는데, 나는 시우민과 세훈이를 특히 좋아하니까 그 둘이 움직인 루트를 따라갈 예정이다. 사실 찬열이와 첸이 갔던 루트는 너무 액티비티 한 것들이라 준비 없이 따라 하기 힘들기도 했고.



조식을 먹으러 문 밖으로 나설 때까지만 해도 비몽사몽인 상태였는데, 밖으로 나오자마자 잠이 확 달아났다. 저녁에 봤을 때도 충분히 예뻤는데 밝을 때 보니 더 예쁜 호텔과 호텔 주변 뷰. 거기다 구름까지 받쳐주잖아. 여행의 시작이 좋은 걸 보니 오늘 성공적인 '엑소 따라 하기'가 될 듯하다.



저 멀리 보이는 바다로도 충분한데 당장 이렇게 가까이에 있는 호텔 수영장마저 예쁘다니. 어제부터 내내 후회했지만 오늘 하루도 하루 종일 "컨딩에서 하루 더 묵었어야 해."라고 후회하게 생겼다.



그렇다면 조식은 어떨까. 입구에서 메인 요리를 선택하고 자리를 안내받으면 나머지 음식은 여느 호텔처럼 뷔페식으로 원하는 것을 가져다 먹으면 된다. 메인 요리가 있어서 그런지 뷔페의 가짓수는 다소 적었으나 나름 알짜들로 채워놔서 괜찮았다. 나는 메인 요리만으로도 든든할 것 같아 이 중에서는 야채스틱만 가져다 먹었다.



메인 요리 선택의 시간. 나는 우육면을, P는 버거 세트를 시켰다. 간단하게 나올 줄 알았는데 제대로 된 한 끼네. 우육면은 향신료나 고기의 냄새가 심하게 나지 않아 무난하게 먹기 좋았다. 나는 고수만 아니라면 그 어떤 향신료가 들어가도 맛있게 먹는 편이지만 나와 정반대의 사람이라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호텔 여러모로 마음에 든다!


로비와 식당이 있는 곳에서 저 야외 통로를 지나면 우리 방이 나온다.





오늘 우리는 <해양박물관 屏東海生館>을 둘러본 후 <사슴농장>에 갈 예정이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엑소가 갔던 식당들에서 끼니를 때운다. 뭐 그렇지만 저 두 곳은 엑소가 아니더라도 컨딩에 오는 모든 사람들이 가는 곳이 아닐까 싶다. 특히 저 해양박물관은 더! 사슴농장은 엑소 팬들의 여행 후기를 제외하면 얼마 못 보기는 했다만.



일단 호텔에서 해양박물관까지는 버스를 타고 그 이후 해양박물관에서 사슴농장은 택시, 사슴농장에서 호텔까지는 택시를 타되 날도 좋으니 만일 지도상의 거리가 제대로 된 거라면 걸어보기로 했다.

어제 야시장이 열렸던 거리에 경찰서가 하나 있는데, 그 맞은편이 버스 정류장이다. 시간표가 있긴 하지만 보는 법도 잘 모르겠고 겨우 해석해내었지만 맞지 않았다. 꽤 오래 기다려 10시 8분에 버스 탑승! 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 보니 야시장 거리에 있는 모든 버스 정류장에 정차하니 꼭 경찰서 앞에서 타지 않아도 될 듯.




운 좋게 벨루가 티켓을 받았다.


엑소가 갔던 그 해양박물관


10시 42분에 하차. 중간에 "해양박물관에 도착했다"라는 안내가 나오지만 그것은 페이크다. 그 안내가 나오고도 한두 정거장 더 가야 제대로 된 해양박물관 정류장이 나온다. 방송이 나왔을 때 내리면 뙤약볕 아래에서 한참을 걸어야 한다.



입구부터 푸르르다. 아주 커다란 고래 동상이 몇 개 있는 분수대 안에는 아이들이 수영복을 입고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엄청 시원하고 재밌어 보이기는 했는데, 그래도 되는 건가? 되는 거겠지? 그래서 다들 본격적으로 수영복까지 차려입고 그렇게 노는 거겠지?



해양박물관은 아주 넓었다. 총 세 개의 관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대만관은 (나의 기준) 흥미롭지는 않았다. 그래도 엑소가 봤으니까, 컨딩까지 왔으니까 하는 마음으로 급하게 휘리릭 돌아봤다.


오키나와 아쿠아리움에서도 보았던 웃는 얼굴의 가오리 안녕!



그 옆 관은 비교적 재미있었다. 엑소가 셀카 찍기 미션을 수행했던 가오리가 있는 큰 아쿠아리움도 있고 이곳에서 가장 유명할 벨루가도 있었다. 다만 가오리가 있는 아쿠아리움은 우리가 오키나와 츄라우미를 다녀와서 그런지 크게 느껴지지 않아 조금 실망했고, 벨루가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 꽥꽥거리는 통에 시장판에서 스치듯 본 게 끝이다.



걷다 보니 어느덧 관 하나가 끝나 있었다. 밖으로 나오니 컨딩의 바다가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그러고 보니 츄라우미도 이곳도 다 바닷가 옆에 자리하고 있구나. 해수를 쉽게 끌고 오기 위함인가?

아무튼 엑소가 기념사진을 찍었던 곳을 찾아 사진을 찍었다. 그 사진을 찍을 때 멤버들이 아이스크림을 먹었잖아? 그럼 또 그걸 사야지. 엑소가 먹었던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사진을 찍으려던 찰나, 뜨거운 햇빛에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한 아이스크림. 별 수 없이 먹는 사진은 포기하고 아이스크림 사진만 후다닥 찍고 그늘로 숨었다. 그러나 이미 녹기 시작한 아이스크림은 속수무책으로 우리의 손 위로 흘러내렸다. 이런...



아이스크림 판매점 옆에서 기념사진을 열쇠고리에 담아 판매하고 있었다. 적혀있는 가격을 보니 매우 저렴한 데다 이런 저퀄리티의 기념품을 좋아하는 우리로서는 피할 도리가 없어 자연스레 들어가 사진을 찍었다. 막상 찍고 나니 달고 다닐만한 적당한 열쇠고리에 넣으려면 금액이 꽤 커졌다. 그러나 어차피 이곳에서는 이 이상의 기념품이 없을 것 같아 쿨하게 결제했다.

열쇠고리가 나오기까지는 삼십 분에서 한 시간 가량 걸린단다. 열쇠고리를 기다릴 겸 아직 가지 않은 마지막 심해관으로 향했다. 여기서 펭귄도 보고 커다란 수초 수족관 앞에서 사진도 찍어야지. 이런저런 물고기들을 보며 걷다 보니 드디어 수초 수족관의 흔적이 나타났다. 크게 빙 둘러 내려가자 거대한 모습이 드러났다. 여기선 꼭 사진을 찍어야 해.

크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 아름다움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SNS용 인증샷 때문인지 다들 이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는 이 모든 이유로 사진을 찍고 싶었다. 수족관이 꽤 거대하지만 괜찮은 그럴싸한 사진을 얻으려면 그 앞에 아무도 없어야 하기에 오래 기다리고 또 기다려 몇 번의 시도 끝에 마음에 드는 사진을 건졌다. 중간의 다른 곳에 들어가 다른 물고기들을 보다 나와서 사람이 없는 틈에 다시 한번 찍기도 하고.



내가 이곳에서 제일 가고 싶었던 곳이 바로 이 수초 수족관이라면 P는 펭귄을 보고 싶어 했다. 펭귄은 수초 수족관 바로 옆에 있었는데 생각보다 꽤 많은 펭귄이 있었다. 다들 엄청 작고 귀여운 데다 수영을 할 때는 볼록 튀어나온 배가 수면 아래에서 흔들렸다. 아 귀여워.


펭귄은 육지와 물을 모두 필요로 하기에 높이가 정해져 있는 좁은 수족관 안에서 그 둘을 다 충족시키려다 보니 아주 갑갑해 보였다. 벨루가도 그렇고 펭귄도 그렇고 좁은 곳에 갇혀 이리 보이는 것에 안쓰럽다가도 내가 일조하고 있어 미안해지기도 했다. 얼마 전 칭다오 여행 일기를 쓰며 동물원에 가는 것이 미안하다고 많은 생각을 해놓고 이렇게 또 아쿠아리움에 와있네. 좋아하는 아이돌을 핑계 삼아 이러고 있는 내가 참 한심하다. 그러나 정말 이 이후로는 아쿠아리움도, 동물원도 최대한 가까이하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비록 컨딩에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나도 참 알수록 입만 산 사람이 아닐 수가 없다.





슬슬 <루징 매화록 생태 목장 鹿境梅花鹿生態園區>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일단 그전에 엑소가 갔던 샤오룽바오 맛집에서 끼니부터 때우기로 했다.

해양박물관 입구로 나오면 택시가 늘어서 있을 줄 알았는데 단 한 대도 없었다. 택시가 그려진 표지판 아래로 가니 "직원에게 콜택시를 요청하세요."라고 적혀있었다. 인포메이션 센터로 가 직원에게 우리의 목적지를 알려주고 택시를 부탁했다. 몇 번의 전화 끝에 고작 15분 거리를 300NTD에 데려다주겠다는 답을 받았다. 비싼 가격에 망설이니 200NTD로 깎아준단다. 이것도 비싸지만 걸어갈 수는 없으니 알았다고 택시를 불러달라 했다. 혹시 몰라 밖에서 택시를 잡기 위해 서있던 P에게 안으로 들어오라 소리치니 직원이 깜짝 놀라며 한 명이 아니 냔다. 두 명은 가격이 달라진다고.

일단 합의는 하지 않고 택시를 기다리고 있으니 이내 기사가 왔다. 차도 택시가 아니고, 복장도 동네 마실 나온 사람처럼 슬리퍼에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이라 택시가 맞나 의심스럽긴 했지만 택시라니 기사가 맞겠지. 도착한 그는 우리에게 인당 200NTD씩 총 400NTD를 달라고 했다. 해도 해도 너무 심한 바가지잖아. 기분이 상해서 타지 않겠다고 훽 돌아섰더니 그냥 두 명에 200NTD에 해주겠단다. 솔직히 정말 짜증 났지만 언제 또 택시를 부르고 기다릴까 싶어 그냥 탔다. 직원이 통화하면서 한국인이라고 말하는 거 들었다. 이놈의 바가지. 어설프지만 짧은 중국어를 할 수 있다고 내가.





미심쩍은 택시를 타고 도착한 <정식방 鼎食芳>. 간판 아래 엑소가 방문했다는 표지판이 붙어있었다. 가볍게 기념사진을 찍어주고 안으로.



분명 현지인 맛집이라고 했는데 우리뿐이었다. 후기에서도 현지인들이 줄을 서있다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우리가 운이 좋은 건가? 사실 컨딩 자체가 타이베이에 비하면 사람이 적긴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거진 컨딩 메인 거리 (아마도 야시장이 선 그곳) 아니면 해양박물관에 있을 테니.



엑소가 방문했던 곳에 왔으면 엑소가 먹었던 것을 먹어야지. 그들이 극찬하던 샤오룽바오와 세훈이가 먹고 싶어 하던 완탕면 그리고 치즈 계란 부침개를 시켰다. 샤오룽바오는 역시 맛있었다. 맛집이다, 이 곳은 맛집이 틀림없어! 완탕면은 무난했는데 완탕이 맛있었다. 세훈이가 왜 그토록 먹고 싶어 했는지 알겠다. 치즈 계란 부침개도 무난한 맛으로 모나지 않고 좋았다. 엑소 덕분에 맛있게 한 끼를 해결했다.


2019년 5월 11일

캐논 EOS 6D

매거진의 이전글 대만의 작은 야시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