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한다는 것은

feat. 사다나포레스트 제로웨이스트헛

by 양애진

2016.06.13. @남인도사다나포레스트

"Doing Something is More than Something"
나무를 심으러 숲에 들어왔는데
나무를 심은 적이 없다.


왜냐. 나무는 비가 많이 오는 우기인 10-12월에 심어야 한단다. 그래서 건기인 지금은 나무에 물을 주는 작업이 주로 이루어진다. 이에 대해 '나무를 심는다'는 사다나의 목표만을 보고 찾아온 사람들은 "나무 심을 줄 알았는데 물만 준다"며 실망하는가 하면 "이곳에서는 배운 것이 없다"고 불평을 하기도 한다. 나도 땅을 파고, 삽질을 할 것을 예상했었다. 그런데 지금 내 양 손에는 10L짜리 물뿌리개만이 하나씩 들려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물을 주는 일' 또한
'나무를 심는 일'이라는 사실이다.


간혹 '무언가'를 한다고 할 때, 그 무언가의 뒤에 숨겨진 다른 일들은 간과하곤 한다. 광고 회사에서는 디자인만 할 것 같고, 병원에서는 진료만 할 것 같고, 농부는 농사만 지을 것 같고, 그리고 나무를 심는 곳에서는 나무만 심을 것 같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 뒤에는 수많은
보이지 않는 일들이 숨겨져 있었다.


나무를 심는다고 끝이 아닌 것이다. 모종과 삽만으로 나무를 심을 수는 없다. 심기 이전에는 모종을 가꾸어야 하며, 심은 후에는 지속적으로 물을 주어야 한다. 그렇게 심은 나무들을 돌보기 위해서는 결국 그 옆에 머물러야 한다. 그러다 보면 머물 공간이 필요해진다. 그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청소, 지붕보수, 분리수거 등 또 다시 보이지 않는 집안일들이 등장하게 된다. 그 뿐만이 아니다. 나무도 물을 먹는데 인간이라고 굶으면 안 되지. 심지어 우리는 삼시세끼를 해결해야 한다. 결국엔 주방일도 등장하게 된다. 참 쉽게 되는 일 하나 없다.



무엇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무엇'만' 하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나는 #분리수거담당 #RecyclingHut #세계여행15일째 #남인도오로빌 #사다나포레스트



글 | 애진

사진 | 애진


삼시세끼프로젝트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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