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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애진 Jan 27. 2021

06. 2020년 나아가야 할 방향

[2019년 연말정리] 팜프라와 나의 지속성을 위하여

6.1. 팜프라: 수익모델 만들기

6.2. 개인: 나를 돌볼 것 



6.1. 팜프라: 수익모델 만들기

구성원도 변하고, 거점이 되는 환경도 변했다. 그에 따라 주로 하는 작업들도 변했다. 그래도 변하는 것들에 부러지고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몸을 맡기고 물 흐르듯이 잘 흘러왔다. 스타트업의 최고의 장점은 ‘빨리 치고 빨리 빠지기가 가능하다는 점’이라고 하지 않나. 어떻게든  이어가기 위해 발버둥 잘 쳤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앞으로의 생존을 위해 지속 가능한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할 때다. 마침 팜프라촌이 끝나자 이장님 시금치를 한 번 팔아보겠냐는 제안을 해주셨다. 


바라던 촌에 팜프라촌이라는 공간의 주춧돌은 어찌어찌 마련했으니, 다음은 이곳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 & 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할 차례다. 이제야 진짜 그동안 원하던 것을 해볼 수 있겠구나!



6.2. 개인: 나를 돌볼 것 

‘집을 옮기고 팜프라촌을 세팅한다.’ 말은 참 쉬운 이 한 문장의 이면에는 무수한 공정과 시도와 실패와 재시도가 있었다. 그럼에도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일이 진행되었고 1년 사이에 조금 더 안정적으로 변했다. 적어도 ‘무엇을, 어느 정도로’ 정리해야 하는지는 감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팜프라의 일이 안정되어가는 것과는 반대로 나 개인은 잘 챙기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어느 늦은 밤 통화를 하던 중, 일하고 있다는 내 말에 친구가 말했다. “할게 일밖에 없고.. 너무 효율적인 거 아니야?” 순간 린지의 “그래서 팜프라 말고 애진씨가 하고 싶은 건 뭔데요?”라는 물음이 연달아 떠올랐다. 


그리고. 촌민 졸업식 때 내게 던져진 두 가지 질문은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 첫 번째 질문_"애진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어?" 

이 질문을 받았을 때의 내 표정을 보면서 우찬은 너무 슬펐다고 했다. 팜프라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은 내가 그 질문을 받자 얼굴에서 당황스러움이 역력하게 묻어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말에 나는 또 한 번 당황했다. 분명 나는 괜찮다 여겼는데 주변에서 나를 그런 눈과 그런 생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내가 스스로의 감정과 상태를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뜻은 아닐까? 아니 사실 안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무런 생각도 하기 싫어서 미친 듯이 일만 잡고 있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상하게 조금 눈물이 날 것만 같은 기분이 되었다. 


| 두 번째 질문_"뭐가 제일 기억에 남아?" 

이 질문을 받았을 때 내가 당황스러웠던 이유는 기억에 남는 장면이 아니, 남는다고 말이라도 해야 할 장면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지난 세 달간 뭘 한 거지? 롤링페이퍼에 적혀있던 "애진 얼굴 잘 못 봤어"라던 누군가의 문장 그대로 나는 정말이지 매시간 매 나날을 책상 앞 컴퓨터에만 눈을 고정하고 앉아 있었다. 거기서 무엇을 했었더라 나..



촌민들이 떠나기 전 마지막 날에 우리가  함께 찍었던 가족사진을 보는데 그만 눈이 시큰하게 달아올랐다. 눈앞의 일에 치여 온전히 지금, 현재를 느낄 여력이 없었음을 꺠달았다. 내 모든 생각이 팜프라가 되어가는 건, 팜프라 중심으로 흘러가는 건 위험하다. 내 개인의 욕구는 어디에 있는 것인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내 삶의 일정 시간은 반드시 미래를 상상하는 데에 사용하자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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