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밀리 Nov 26. 2024

백일의 기다링. 설화의 시작인가?

직급이 달라 말할 수 없는 사이.

메일을 보낸다.

비장한 마음, 화를 꾹꾹담아.


물품담당이다 보니 잃어버린 물건에 대한  경위서를 받아야 할 일이 생겼다.

퇴사자 것이니 더 어려움이 많았다. 어쩌다 보니 나보단 나이 어리고 직급은 높은 사람한테 경위서를 받아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생겼다.

메일이나 쪽지 글로 확인해 달라는 메시지를 보내면 뽀로로 내 매니저가 메신저가 되어 말로 전한다.


~그 사람 이리 이리 한대요.


경위서 받는 것까지 내 일이나 이젠 지겨워서 최후통첩을 보냈다. 내  할 일을 열심히 하는 것에 대한.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한.

너무 정중해 내가 놀랄 정도로.


백일만에 경위서를 받고 어이가 없었다. 경위서라고는 하나 인사적 불이익도 없는 이 한 장을 받겠다고 백일을...



그 직급 높은 분은 소위 급히 떠오른 라이징 스타였다. 무엇이 특장점인지 내 눈엔 안 보이나 사람들 말로는 윗분들의 사랑을 받는 재주가 있다고.

신기한 건 내가 뭔가 메시지를 보내면 꼭 그 부하직원이 답을 주거나 내 매니저를 통해 답이 온다.

왜 저러지? 궁금했다.

답은... 내가 일명 급(끕~)이 안되서란다.

사람들이 끕이 안되는 나는 답장을 기대하지 말라는데 어이가 없었다.

그렇다. 나는 끕이 안되는 늙은 여.직원인 것이다.



백일만에 마음에 안드나... 답을 받았다.

  기분은 정말 더럽다.

직급이 높은 사람이 돈을 많이 받는 이유는 뭘까?

계급을 준게 아니라 의무에 대한 댓가다. 멀리보고 깊이보고 때로는 모범도 보이라고.


이 자괴감이 언제쯤 해소될까?


글쎄. 이제와 영원히 안될듯.


#늙은아줌마직당생활자괴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