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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앵두 Aug 26. 2021

7. 우유는 나랑 맞는 걸까?


아침에 늦잠을 자고 싶을 때면 남편에게 슬그머니 물었다.


우유에 시리얼은 어때?

빵 먹을래?(당연히 우유도)


착한 남편은 상관없다고 하지만 이 식단이 건강에 좋은 요즘 트렌드가 아닌 것을 안다.

시리얼과 빵은 주로 정제 탄수화물이며,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섬유질 등이 부족한 것을 안다.

알고는 있지만 계속 먹는 변명을 말하자면 비정제 곡물로 만든 건강한 시리얼과 빵은 맛이 없다. 인기가 없는 이런 것을 사놓으면 먹지를 않으니 낭비가 되고, 차라리 먹는 것을 사는 게 낫다는 결론이 된다. 미안함에 계란 프라이에서 오믈렛으로 업그레이드해서 만들고 견과류 조금 추가하면 오늘의 간단 아침 완성.

 

미국에서 살게 되면 식단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부지런하냐 마냐로 꾀나 많은 차이를 보인다.

도시락을 싸느냐 외식을 하느냐부터 시작해서

한식을 먹어도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을 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지인 중에 족발을 맛있게 하는 언니가 있는데 그 족발은 이년만에 처음 먹어 본 족발이라 이로 말할 수 없게 행복했다.)


또한 식자재 역시 마찬가지이다. 같은 과자라도 건강한 과자가 있고, 건강한 빵이 있다. 즐겨보는 유튜브 중에 영양사였던 경험을 살려 ‘이 성분 든 음식 사지 마세요!’ 시리즈가 있다. 안 좋은 것을 알면서도 먹고 있어 지키지 못하는 거에 대해 좌절한다. 왜 맛있는 과자는 안 좋은 오일을 쓰며, 안 좋은 곡물을 주로 사용할까? 물론 첨가제도 가득하고 말이다. 하지만 많은 정보를 정리해 주기 때문에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보고 있다. 그 정보들을 나의 맞는 생활 방식으로 바꿔 가며 나름의 타협점을 찾고 있는 중이다. (아직 더 많이 공부하고 정리가 필요하다.)


그중에 우유와 밀가루에 대해 말하고 싶다.

 우선 우유는 그 논란이 치열하다. 칼슘 덩어리인 우유가 칼슘의 흡수를 막는다부터 시작해 우유의 생산과정에서의 주입된 성장 호르몬의 부작용까지. 이 논란에 대해 알고 있었으나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에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계속 먹고 있었다.

 밀가루 또한 마찬가지이다. 글루텐이 실리악병 환자에게만 안 좋을 뿐 정제 당으로만 만들어 당지수를 높여 안 좋다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한꺼번에 복용하는 대신에 소량으로 먹고, 다른 음식과 함께 먹으면 괜찮다 생각했다. 밀가루를 주식으로 하는 이탈리아에서 피자에 많은 허브와 야채를 토핑 해서 먹고 있다. 이에 힌트를 얻었다. (예외로 미국의 패스트푸드는 빵만 먹는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우유와 밀가루를 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소화 불량을 겪고 있다. 유당 불내증이라고 생각했는데 잦은 설사로 우유만의 문제가 아닐 거라 생각이 들었다. 예전부터 겪어 왔고 크게 건강상으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해 간과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비실리악병 글루텐 과민성에 대해 알게 되었다.


글루텐(밀가루), 카소 모르핀(우유, 카제인 유래)은 프롤린(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이 프롤린은 소화 과정에서 분해하는 효소가 있는데(DPP-4) 이 양이 성인이 되면서 매우 적어진다. 그럴 경우 불안정하게 소화된 조각이 장점막을 뚫고 들어가서 염증을 만들고 영양소의 흡수가 어렵다.(실리악 스프루) 또한 부분적으로 소화된 글리아딘은(프롤린이 풍부하다) 장상피세포들의 결합을 약하게 만드는 조눌린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게 만든다. (자세하게 과학적으로 설명을 원한다면 장항준 내과 TV을 추천한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도 그 유튜브 덕이 컸다.)


소화가 되지 않은 단백질로 인해 장에 누수가 생길 수 있고

이로 인해

복통, 과민성 장질환, 염증성 장 질환, 아토피성 질환, 뇌질환(치매, ADHD), 만성 염증성 질환(비염, 중이염, 피부염), 알레르기, 설사 및 변비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질환들이 모두 나타나는 것이 아니지만 장기간 과량 복용한다면 장의 누수로 인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인구의 6~20퍼센트는 크고 작게 이러한 문제들을 겪고 있다고 한다. 생각보다 높은 비율이다. 혹시 나도 이에 속하지 않을까 충분히 돌아볼 범하다.

밀, 보리, 귀리, 우유의 섭취를 줄이고 아예 끊을 수 없다면 gluten-aid와 같이 글루텐 소화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아야겠다.

또한 유산균 비피도 박테리아는 장내에서 글루텐과 카소 모르핀을 분해해 소화에 도움을 준다. 장내 올바른 세균총을 갖는 것 역시 해결방법이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실리악 병을 겪고 있지 않아도 밀가루와 우유를 과량 섭취하는 게 몸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다. 밀가루와 우유의 모르핀 일종 성분으로 중독이 될 수 있다거나 자폐증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는 이 글에서 다루지 않았다. 아직 확실하지 않은 부분이 많기 때문에 과한 우려와 과장으로 불안감을 전달하고 싶지 않다. 다만 나와 같이 소화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원인이 우유와 밀가루 일수도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나는 단순히 내가 락토오스 불내증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락토오스-프리 우유를 먹어도 해결되지 않았다.


한국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완벽하게 실천하기 어렵다. 우유와 계란만 해도 그렇다. 외국과 달리 농장에 가서 유리병을 들고 우유를 사 오는 게 불가능하다. 물론 나 역시 그렇게까지 완벽하게 실행하는 것에 혀를 내둘렀다. 포장이 되지않은 우유와 계란은 찾기 힘들다. 재활용에 초점을 맞춘다고 해도 플라스틱 캡이나 종이 안에 폴리에틸렌 코팅 등이 있어 완벽히 종이로만 된 우유팩은 찾기가 힘들다. 제로웨이스트라 해도 어디까지 용인하고 생활해야 하나 고민했다. 그런데 애초에 내 몸에 맞지 않는다면 소비할 필요가 있을까? 가족의 지지가 필요한 부분이라 당장 실행하라 강요하기 어렵고 나 역시 실천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하지만 같이 생각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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