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가는 길
금속성이었을까
닫히면 열리지 않고
들어가면 나오지 않는 블랙홀
막연한 불안이
차곡차곡 수납되는 일부터 풀었더라면
일터로 고정된 합판은 휘어지고
밖으로 나오는 레일이 녹슬지 않았겠지
틀 안의 걱정이 마모되고
햇살이 빈 공간을 찾지 못할 때
눌린 자유는 하늘 향해 두 팔을 벌릴 수 있었을까
수십억 년의 뿌리에서 뿌리로 내려가도
가득 채워진 축제는 보관되지 않았다고
매일 병든 서랍 속에서 후회가 빠져나오는데
어떤 견고한 철이 그 안을 연마했길래
그는 온 생을 직진만 하고 살아야 했을까
가볍게 오를 하늘마저
보관된 땀방울의 부피에 눌렸는지
홀로 가는 길,
묵직한 설움만 발을 떼지 못한 채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