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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영

포토에세이-2

by 이종희


가만가만 스며든 맑음이

상큼하게 터지는 슬픔이

사월의 햇살로 번져



오를 수 없는 벽을 두고도

시들지 않는 설움을 두고도



파스텔 밀어를 적으며

갈 수밖에 없는 숲이 있습니다.



짧은 여백이 자욱한 공허로

짙은 집착이 연둣빛 다짐으로



잎새의 순정을 사무치게 흔들 때

움켜쥔 바람을 놓아버린 것은


천 개의 기다림이 가지마다 매달려



단 하나의 사랑으로

잉태되었기 때문입니다.





글.사진/이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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