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뜰-8
두물머리
-이종희
내 이기심이 풀린 줄 모르고
잔잔하게 속삭이던 선량한 마음에
또다시 파문을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소리 없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이 얼음장 같은 경솔의 내력들은
어떻게 해야 하얗게 밀봉될까요
차라리 깊은 침묵 속에 수장된다면
텅 빈 강물을 바라보진 않을 텐데요
다정한 물비늘에 금이 가진 않을 텐데요
부족하기 때문에 부족을 감싸며
낮은 자세로 살아갈 수 있는 거라고
두 물줄기를 꼬옥 끌어안던 당신,
그곳은 여전히 안녕하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