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24. 2019
타인의 의미 / 김행숙
살갗이 따가워.
햇빛처럼
네 눈빛은 아주 먼 곳으로 출발한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뒤돌아 볼 수 없는
햇빛처럼
쉴 수 없는 여행에서 어느 저녁
타인의 살갗에서
모래 한 줌을 쥐고 한없이 너의 손가락이 길어질 때
모래 한 줌이 흩어지는 동안
나는 살갗이 따가워.
서 있는 얼굴이
앉을 때
누울 때
구김살 속에서 타인의 살갗이 일어나는 순간에
내가 당신에게 의미있는 타인임을 한참 뒤에 알았다.
나에게 의미있는 타인이 된 건
매우 천천히 시간이 흐른 뒤었다.
내 삶에 한참을 스며든 후에야
그 간 알 수 없는 일들이 모두 이해가 되었다.
서로에게 스미던 조금 긴 시간차가
서로에겐 조금 버거웠어도
이제는 추억이라 부를 수 있는 시간.
추억이라 할 수 있을까 당신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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