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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6_타인의 의미

NOV 24. 2019

by AERIN


타인의 의미 / 김행숙

살갗이 따가워.

햇빛처럼

네 눈빛은 아주 먼 곳으로 출발한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뒤돌아 볼 수 없는

햇빛처럼

쉴 수 없는 여행에서 어느 저녁

타인의 살갗에서

모래 한 줌을 쥐고 한없이 너의 손가락이 길어질 때

모래 한 줌이 흩어지는 동안

나는 살갗이 따가워.

서 있는 얼굴이

앉을 때

누울 때

구김살 속에서 타인의 살갗이 일어나는 순간에





내가 당신에게 의미있는 타인임을 한참 뒤에 알았다.


나에게 의미있는 타인이 된 건

매우 천천히 시간이 흐른 뒤었다.


내 삶에 한참을 스며든 후에야

그 간 알 수 없는 일들이 모두 이해가 되었다.


서로에게 스미던 조금 긴 시간차가

서로에겐 조금 버거웠어도

이제는 추억이라 부를 수 있는 시간.


추억이라 할 수 있을까 당신에게는



#1일1시 #손으로읽는시 #하루한편시필사 #프로젝트100 #타인의의미 #김행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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