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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속 관료주의, 효율인가 갑갑함인가?

에피소드_9964

by 인또삐

“오늘날의 대표적 세계 리더들은, 과거 제국의 왕정에서 휘둘리던 관료주의의 권력을 이제는 집단이 아니라 인공지능 속에 이식하려 한다.”


관료주의란 본래 효율을 위한 제도였지만, 시간이 흐르며 인간적 창의성과 자율성을 옥죄는 장치가 되었다. 규칙은 단순히 사람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은 사람을 규칙 속에 가두기 위한 도구로 변질되었다. 그런데 지금의 리더들은 이 낡은 시스템을 AI 속에 심으려 한다.


인간에게 조차 버거웠던 관료주의적 통제와 감시가, 기계의 연산 능력과 결합될 때 어떤 세상이 열릴까?


그것은 더 이상 “사람이 규칙을 따르는 세상”이 아니라, “규칙이 사람을 지배하는 세상”일지도 모른다. AI는 오류를 인정하지 않고,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다. 과거의 관료주의가 한 조직과 한 국가를 옥죄었다면, 이제 AI에 이식된 관료주의는 전 지구적 규모로 확대될 것이다.


인간의 자유와 창의성은 AI가 집행하는 규칙 앞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AI가 집단적 의사결정의 심장부로 들어가는 이 시대에, 우리가 진정 지켜야 할 것은 단순한 ‘효율’이 아니라 ‘인간적인 틈’인지도 모른다. 역설적으로, 불완전하고 느리며 때로는 비효율적인 그 틈에서야 말로 인간다움이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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