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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는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바꿔준다

에피소드_9944

by 인또삐

요즘 산책로를 걸을 때면 묘한 긴장감이 감돈다. 멀리서 누군가 다가오는 것이 보이면, 나는 순간 고민에 빠진다.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 때로는 아예 방향을 바꿔버릴 때도 있다. 낯선 이와 스쳐 지나가는 것이 이렇게까지 불편해진 건 언제부터일까?


어린 시절, 골목길에서 누군가를 마주치면 자연스럽게 인사를 주고받았다. 혹은 가볍게 고개만 끄덕여도 따뜻한 기운이 오갔다. 그러나 지금은 그 정겨운 풍경이 사라졌다. 엘리베이터 안에서조차, 우리는 서로의 눈길을 피하고 스마트폰 화면 속으로 도망친다.


이런 불통의 시대에, 숨통을 틔워줄 작은 실마리는 없을까? 오늘 책에서 만난 단어가 답이 될지 모른다. 바로 ‘미소’. 억지로라도 입꼬리를 올리면, 상대방뿐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행복을 전하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고 한다. 심지어 억지 미소조차 효과가 있다니, 이보다 간단한 처방이 있을까.


나는 오랫동안 의도적으로 미소 짓기를 실천해왔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시선을 피하며 무심히 지나친다. 그럴 때면 서운함이 밀려오지만, 동시에 이런 상상을 한다. 만약 우리 모두가 조금씩 더 자주 미소를 건넨다면, 삭막한 사회의 공기가 얼마나 달라질까?


미소는 거창한 행동이 아니다. 하지만 단 한 번의 미소가 상대방의 하루를 바꾸고, 나의 하루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 니체는 “웃음 없는 하루는 잃어버린 하루”라 했다. 오늘 하루, 먼저 미소 지어보자. 그 순간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도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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