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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보다 더 중요한 우수함이 있다

에피소드_9921

by 인또삐

“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우수해야 한다.”

이 한 문장 속에 나의 부모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아마 대부분의 부모가 속으로, 혹은 대놓고 품는 바람일 겁니다. 성적표의 숫자가 높아야 안심하고, 대학 이름이 좋아야 ‘성공했다’고 여기는 사회니까요. 하지만 정말 그것이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일까요?


연구는 오히려 다른 답을 내놓습니다.
펜실베이니아대 심리학자 앤절라 더크워스는 IQ보다 끈기(grit)가 더 큰 성공 요인이라고 밝혔습니다. 영국의 장기 연구에 따르면, 성적 못지않게 비인지 능력(자기조절, 동기, 학습 태도)이 삶의 성취를 가른다고 합니다. 정서지능(EQ)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158개 연구를 종합한 결과, 높은 EQ는 학업 성적은 물론 인간관계, 정신 건강, 자기실현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줬습니다.

더 놀라운 건 부모의 역할입니다. 영국에서 10년 동안 진행된 쌍둥이 연구는, 어머니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자녀의 인성 발달에 결정적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결국 아이를 진짜 ‘우수하게’ 만드는 건 시험 점수가 아니라, 끈기와 정서, 그리고 부모의 애정이라는 뜻이죠.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할 때입니다.
“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우수해야 한다”가 아니라,
“내 아이가 자기 삶을 사랑하며 버텨낼 힘을 가졌는가?”

성적은 인생의 한 챕터일 것입니다. 하지만 끈기·EQ·비인지 능력은 평생을 지탱하는 근력입니다. 그러니 아이를 진짜 우수하게 키우고 싶다면, 성적표보다 삶을 살아내는 힘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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