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_9922
누군가에게는 그저 씨앗 한 톨일지 모르지만, 어떤 이에게는 삶의 작은 동반자가 된다.
내 지인은 커피콩을 화분에 심은 뒤 무려 140일 동안 정성껏 키워왔다. 잎이 트고, 줄기가 곧게 서는 과정을 바라보며 그녀는 매일 생명의 신비를 배운다. 며칠 전 부모님을 찾아갈 때도 그녀는 커피콩을 데리고 갔다. 보통은 반려동물을 데려가는 경우가 많지만, 식물을 안고 나타난 모습에 부모님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사람은 강아지를 데려오는데, 넌 커피콩을 데려왔구나. 참 신기하다.” 어머니의 이 말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식물에게도 애정을 쏟는 그녀의 진심에 대한 감탄이었다.
사실 그녀는 단순히 보여주기 위해 데려간 것이 아니었다. 혹여 집을 비운 며칠 동안 물이 부족해 시들까 봐 걱정됐기 때문이다. 그 걱정의 마음, 곧 돌봄의 마음이 부모님께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여기서 중요한 건, 진심은 결국 전염된다는 사실이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 차이를 만드는 건 진심의 온도다. 커피콩이든, 반려동물이든, 혹은 인간 관계든—정성을 담으면 상대는 반드시 그것을 느낀다.
오늘 당신은 무엇을, 혹은 누구를 그렇게 돌보고 있는가?
그 대상이 무엇이든, 그 진심이 당신의 삶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