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두 번, 공항 앞에서 손을 흔들어주는 일이 내겐 일상이 되어버렸다.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이번에도 마음 한편이 뻐근하다. 이번 여름도 아들과 함께한 두 달이 훌쩍 지나갔다. 마치 정해진 대로 흘러가는 강물처럼, 만남은 짧고 이별은 또 찾아온다.
이번 여름방학, 아들과의 시간은 조금 달랐다.
외국인 친구와의 일상도 함께했고, 평소 잘 가지 않던 전라도로 여행도 다녀왔다.
낯선 풍경을 함께 걷고, 처음 마주하는 것들 앞에서 웃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걷고, 보고, 얘기하고, 웃었다. 예전엔 맛집 위주로 다녔는데, 몇 해 전부터는 방향을 바꿨다. 식사는 생존을 위한 것으로 두고, 진짜 '맛있는 시간'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번엔 필독서를 함께 읽고, 탁구, 테니스도 함께 치며 시간을 보냈다. 짧지만 밀도 있는 일상이었다.
출국 전날 아침, 평소처럼 일찍 일어났다.
핸드 드립 커피 한 잔씩 나눠 마시고, 동네를 함께 산책했다. 그리고 식탁에 앉아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이야기했다. 테니스를 치기로 했지만, 예상보다 무더운 날씨에, 내 허리 통증도 겹쳐 결국 취소했다.
삶은 늘 그렇다. 계획과 현실은 쉽게 엇갈리고, 생각은 매시간 달라진다. 한 시간 전엔 명확하던 결정이 지금은 흐릿해지고, 또 한 시간 뒤엔 새로운 감정이 찾아온다. 그래서일까. 작별은 매번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내 마음을 건드린다.
아들이 떠나고 나면 집은 조용해진다. 텅 빈 방, 덜 채워진 식탁, 그리고 평소보다 느린 하루의 속도. 하지만 그 공백 속에서 나는 다시 정리하고, 정돈하고, 준비하게 된다.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는 일은 생각보다 꽤 근사하다.
우리는 잠시 헤어지지만, 마음은 여전히 함께 살아간다. 다음 만남까지, 오늘 하루도 내 몫의 삶을 묵묵히 살아내자. 이것이 내가 아들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남기는 작지만 단단한 약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