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의 공기, 가난의 그림자

by 인또삐

가난은 공기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삶 속으로 서서히 스며든다. 그 존재를 감지하지 못한 채, 우리는 어느 순간 그 안에서 숨 쉬고 있다. 마치 오래된 집안 구석진 곳의 곰팡이 냄새처럼, 언제부터였는지도 모르게 우리 의식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나는 어린 시절, 가난이 무엇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자랐다. 부유하지도 않았지만, 부족하다고 느껴본 적도 없다. 사고는 언제나 나의 현실 너머를 향했고, 스스로를 제약하지 않은 채 '가능성'이란 이름으로 삶을 낭비하기도 했다.

결혼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모든 것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었다. 말 그대로, 무(無)의 삶. 미국이라는 낯선 공간에선 나는 사회적 지위도, 재산도, 심지어 언어적 확신조차 없이 살아갔다. 학위를 마치고 돌아온 후에도 가진 것이라곤 몸 하나뿐이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귀국 후 일이 전혀 없던 제2의 인생은 곧 바쁘게 채워졌다. 무에서 시작해 돈을 모으는 속도는 예상보다 빨랐고, 무작정 아끼고 덜 쓰며 절실하게 버텨낸 시간이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했다. 절약이 습관이 되었고, 조심스레 쌓인 자산은 작은 안정을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몇 해가 지나자, 내 안에 잠들어 있던 허영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삶의 품격을 위한 소비라는 그럴듯한 명분 아래, 나는 또다시 불필요한 선택을 반복했고, 그것은 결국 가난을 부르는 또 하나의 길이 되고 말았다.

공기처럼 스며드는 가난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 안의 허영이 만들어내는 그림자였다. 더 나은 삶을 꿈꾼다는 이유로, 나는 다시금 나 자신을 허물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 새벽, '가난은 공기처럼 스며든다'는 문장을 마주했을 때, 그 문장에, 내 맨탈이 잠시 정지되었다. 나는 여전히 부유함을 향해 달리고 있지만, 그 끝은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그 이유는 명확하다. 내 안의 허영이 아직도, 가난이라는 이름의 공기를 내 삶에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고전의 지혜는 말한다. 삶의 본질은 외적인 풍요가 아니라, 내면의 절제로부터 온다고. 이제 나는 묻는다. 진정으로 자유로운 삶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허영으로부터의 해방이며, 가난이라는 공기를 자각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이제야 비로소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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