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층, 슬픈 우리 사회의 단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가장 밑에 계층을 보자. 여기에 있는 계층들은 내 생각이 아니라, 세상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계층에 대한 단면들이다. 이 계층에 대해서는 짧게 설명하고, 점점 위로 올라갈수록 중요한 계층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알아보고자 한다.
위 그림에서는 도축자, 일용직 노동자, 교도소 죄수, 지하 청소, 군대 용병들, 마사지사, 일용직, 그리고 난민이 그려져 있다.
도축업자
조선시대에도 가장 낮은 계층은 천민 계층으로 노비가 대부분이었다. 노비들은 일종의 재산으로 간주되어 매매, 상속의 대상이 되었으며 사람 취급을 못 받고 동물 취급을 받았다. 천인 중에서도 가장 천대를 받은 신분 계층은 백정(白丁)으로 이들은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았으며 일반인과도 격리되어 도살(屠殺)·유기장(柳器匠) 등의 일을 세습하며 살았다. 위 그림에서는 왼쪽 가장 아래에 있는 도축업자에 해당된다. 요즘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도축업을 하는 사람들도 과거처럼 명백한 신분 시스템 상에서 가장 하층은 아니지만, 여전히 사회적으로는 상당히 낮은 계층에 속해있다. 가끔 도축업자들은 정육점을 차려서 경제적으로는 어느 정도 윤택한 삶을 사는 사람들도 있다. 잠시 찾아보니 도축업자에 대한 인식은 나라마다 약간씩 상이한 듯하다. 아시아에서는 전형적으로 가장 낮은 계층으로 보고 있는 반면, 이슬람과 유대인, 몽골인 같은 유목인들은 깨끗한 고기를 먹어야 하는 인식 때문에 랍비가 정육점을 운영하거나, 이슬람의 경우 도축업자가 술탄으로부터 후한 보상을 하던 것도 흔했다고 알려져 있다.
공장 노동자. 단순하고 위험한 일의 반복. 아동부터 성인까지.
두 번째는 가장 낮은 계층의 노동자들이다. 한국으로 본다면 6-70년대 가발공장에서 일했던 분들이 떠오른다.
영국에서는 대표적으로 19세기 초까지 산업혁명 시절에 아동 노동이 심각한 상황이었다. 대표적으로 탄광과 굴뚝 청소부에 어린 아동들이 대거 이용되었다. 당시 영국에서는 아동들이 하루 15시간씩 일을 하였으며, 굴뚝에서 잠들어 질식하거나 타 죽는 아이들도 많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탄광의 고용 연령은 4살부터, 모직공장은 6살부터, 면직은 8살부터 아이들이 하루 12~18시간씩 일했다. 전체 노동자 수에서 아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면직은 35%, 탄광은 22%, 굴뚝 청소는 대부분 아이들이 맡았다. 1830년대 11세 이하 아동의 주급은 어른 주급의 10분의 1 수준. 영국 소설가 찰스 디킨스의 소설 '올리브 트위스트(Olive Twist)'에 아동 노동의 현실에 대해 자세히 나와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성냥팔이 소녀(1845)도 상상이 아니라 당시 시대적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영국의 산업혁명 당시 4~16세 소녀들이 성냥공장에서 새벽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하루 12시간 중노동에 시달리면서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영국의 산업혁명'이라는 사이트의 '아동착취' 자료실에 상세히 나와있다. 매우 열악하며 공장의 유해물질로부터 어떠한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 하는 소녀들이 많았다.
교도소 죄수들, 유흥업소, 마약의 세계.
이 세계에 대한 이야기는 더 이상 설명은 생략한다. 언젠간 조금 다뤄보겠지만, 가능하면 어둠의 세계는 알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어둠의 세계와 범죄의 세계를 자주 보면 볼수록, 깊이 있게 보면 볼수록 정신이 혼미해지거나 이상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수구 청소부
우리가 사회면에서 자주 접하는 노동자가 현장에서 사망하는 사건들이 많다. 위 그림에서는 가장 하단의 오른쪽에 있는 그림이다. 아래 이미지는 인도의 하수구 청소부 모습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런 보호장비 없이 청소한다.
한국에서도 산업현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들의 사망사고를 많이 접한다. 대한민국에서는 최근에 동일한 20대의 죽음에 대한 매우 상반된 반응을 사람들이 보여줬다. 그중에서도 노동현장에서 죽음을 맞이한 이선호 씨의 죽음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그런 일들이 하루에도 6-7번씩 발생하고, 1년에 2-3천 건씩 발생한다. 2019년 3월 정비기사(당시 21살)가 정비 중이던 하역 장비가 떨어져서 그 자리에서 사망, 같은 해 12월 컨테이너 사이에서 크레인을 검수하던 20대가 사이에 끼여 사망. 2020년 상반기에만 사망자수는 1101명에 달한다. 그런데 이렇게 산재사망 숫자에 들어가지도 못한 사망자 수가 노동현장에서 매일같이 발생한다.
국가 수준의 이슈 - 난민 (Refugee): 7950만 명, 전 세계 인구의 1%
그리고 또한 집 없는 난민들. 세계 난민기구가 발표한 2019년에 따르면 무려 79.5 MILLION(7950만 명)이 난민이라고 한다.
전 세계 인구의 1%에 해당한다. 많은 난민들이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남수단 내전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난민들이다. 난민들의 삶은 하루하루 한 시간 한 시간이 생존과 직결되는 매우 안타깝고 슬픈 사연들이 많다.
그리고 전쟁, 군과 관련된 비참한 사람들. 제노사이드(Genocides)
가장 끔찍한 사건들. 인류사에서 인간이 인간에게 집단으로 저지를 수 있는 끔찍한 학살.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내려오고 있는 사건들이다. 집단학살과 관련된 법적 정의는 1948년 결의안이 채택되고 1951년 발효된 유엔 집단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CPPCG)의 제2조에서, 집단학살을 "민족, 종족, 인종, 종교 집단의 전체 혹은 일부를 파괴할 의도로 한 모든 행위를 일컫는다"라고 되어있다.
위키리스트에 있는 제노사이드 목록을 보면 정말 끔찍한 숫자들을 볼 수 있다.
https://en.wikipedia.org/wiki/List_of_genocides_by_death_toll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홀로코스트(The Holocaust), 1941-1945년 4년간 무려 최소 510만 명에서 600만 명 (유대 인구의 약 2/3)이 집단 학살당했다. 4년간 600만 명이면 하루에 4100명을 학살했다는 것이다. 나치 시대에 약 폴란드 국민의 6%에서 10%에 해당하는 180만 명에서 300만 명이 학살당했다. 캄보디아에서도 1975-1979년 5년 간 약 130만 명에서 300만 명이 학살당했다. 오스만은 1915-1922년 사이에 아르메니안인을 70만 명에서 180만 명 학살했다.
참고로 6.25 한국 전쟁과 관련된 사망자 수를 보면 근대 국제 체제가 형성된 1500년 이후에 발생한 전쟁 가운데 군인 사망자가 일곱 번째로 많았던 전쟁이었다. 1950년 6월 25일부터 1953년 7월 27일까지 약 3년 1개월 2일 동안, 한국군 사망자 13만 8천 여명. 남한 민간인 사망자 24만 5천 여명, 학살된 민간인 13만여 명. 행방불명 30만 3천 여명. 북한 민간인 사망자는 28만 2천 명, 실종자 79만 6천 명. 당시 남북한 전체 인구의 1/5이 피해를 입었다.
제노사이드는 전쟁 기간에만 발생한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미얀마의 로히양 제노사이드는 2017년부터 지금까지 현재 진행형으로 사망자는 13,000여 명에서 최대 43,000명에 달한다. 수단의 다르프 제노사이드도 2003년부터 지금까지 발생하고 있으며 집단학살 사망자수는 최소 98,000명에서 500,000만 명에 이른다. 단 기간에 가장 끔찍한 집단 학살은 르완다 제노사이드로 1년이 아닌 약 100여 일간 최소 50만 명에서 최대 100만 명이 학살당한 사건이다. 르완다 정부는 100일 동안 1,174,000명이 학살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하루에 1만 명, 1시간당 400명, 1분당 7명이 살해당한 것과 같다.
사실 전쟁이나 제노사이드는 개인의 선택 영역 밖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인간 사회의 가장 아래 계층에 있는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국가가 가난하거나, 가족이 가난하여 계속된 가난의 굴레에 빠져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본적으로 계층을 이동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 교육인데, 이 계층은 교육을 접할 기회는커녕, 매일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는 계층이다. 그래서 UN과 세계은행 등 많은 국제기구들이 이 계층을 돕기 위해 범지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극빈층(The poorest): 7억 명, 전 세계 인구의 10%
세계은행은 하루 1.9 달러(약 2천300원)또는 1년 694달러(약 77만 7천 원)로 살아가는 상태를 '극도의 빈곤'으로 정의한다. 극빈층으로 살아가는 극빈층은 2018년 기준 약 7억 명으로 전 세계 70억 인구 중 10%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극빈 인구는 1990년 19억 명 (전 세계 인구 대비 약 36%)에 달했다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UN 산하의 세계은행은 2030년까지 빈곤층을 종식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제노사이드나, 난민이나 이런 이야기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이야기지만 우리네 삶과 바로 직접 연관되지 않다 보니 숫자에 불과하고 마음에 와닿지 않는 경우가 많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들여다봐도,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을 합한 사회 빈곤층은 현 정부 들어서 55만 명이 급증한 272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OECD 기준으로 사회 중위소득의 50% 이하일 경우 빈곤한 상태로 본다.
기초생활수급자는 기준 중위소득이 30~50% 이하에 해당되어야 한다. 생계급여의 경우 30% 이하, 의료급여는 40% 이하, 주거급여는 45% 이하, 교육급여는 50% 이하에 해당해야 한다.
기준 중위 소득(Median income)
중위 소득은 인구를 한 줄로 세웠을 때 정확히 가운데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중위 소득이다. 사회의 불평등이 높을수록 평균 소득은 높지만 중위 소득은 낮아진다.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중위소득은 1인 가구(1,827,831원), 2인 가구(3,088,079원), 3인 가구(3,983,950원), 4인 가구(4,876,290원), 5인 가구(5,757,373원), 6인 가구(6,628,603원)이다.
즉 4인 가구 기준으로 146만 원 정도 이하를 버는 가구를 기초생활수급자로 보는데, 2019년에 188만 명이고, 2020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200만 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한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820539
대한민국 빈곤층의 안타까운 현실은 주변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들, 30대 가장은 실직하고 보금자리를 내줘야 하는 상황에서 강도짓을 하다 걸려서 공황장애, 우울증을 앓는 아내와 6살 딸을 두고 구속. 빚 때문에 가족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수많은 사연들.
빈곤층이 빈곤층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일자리와 교육이다. 일을 통해서 수입을 만들고, 최대한 절약해서 비축해야 한다. 그리고 빈곤층의 경우에는 교육을 통해 보다 더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것이 빈곤층에서 제대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빈곤층의 가정에서 사는 사람들은 주변을 보면 대부분 같은 빈곤층 밖에 없다. 그래서 또 다른 탈출 방법은 그 환경에서 벗어나야 한다. 물리적이든, 정신적이든, 물리적인 탈출은 더 상위계층의 사람들과 사회를 만나야 하는 것이고, 또 다른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적인 것이다. 정신적으로 빈곤층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독서를 해야 한다. 마인드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서다. 양질의 좋은 책을 통해 정신적인 빈곤층에서 벗어나고, 더 좋은 사람들이 있는 사회에 가서, 기회를 얻어야 한다. 정신적인 빈곤층을 벗어나지 않고 물리적으로만 벗어난다면 기회를 얻기 어렵다. 얻은 기회를 바탕으로 치열하게 일을 해서 자산을 비축하고 아끼는 길만이 제대로 빈곤층을 탈출할 수 있는 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