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드로스치 Jun 18. 2024

전생(3)

“안된다. 논 같이 가자.”


“같이 가자. 나도 간다.”


“나도"


무조건 따라가겠다며 논의 옷 끝자락을 물고 놓지 않는 플로피를 보고 디아가 고개를 절래 절래 저었다.


“아주 껌딱지가 되었네. 플로피"


“또 쓰러지면 안 된다. “


“안된다. 논"


“플로피… 네 마음은 알겠지만 너는 꽃밭에 허락을 못 받았잖아. 오늘은 무조건 가봐야 한다고.”


“안된다. 논. 꽃밭에서 또 쓰러지면 어쩌려고 거기를 가냐. 안된다.”


말을 하며 옷자락이 빠진 사이 그것을 잡아채려는 논과 다시 옷자락을 잽싸게 무는 플로피들을 보고 있던 디아가 도저히 안 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들에게 다가왔다.


“플로피 대체, 뭐가 문제야. 이미 기억이 다 돌아왔으니 더 이상 논이 쓰러질 이유가 없다니까"


디아의 말에 플로피들은 여전히 입에서 옷자락을 내려놓지 않은 채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눈빛으로 이야기하더니 가운데 플로피만  옷자락을 물고 있고 양쪽 두 머리는 옷자락을 입에서 떼어냈다.  


“완전히 다 기억난 건 아니다. 다시 기억을 찾으며 쓰러지면 어떡하냐.”


“열흘동안 또 그러면 디아 네가 책임질 거냐?”


디아는 어깨를 한번 으쓱하더니 논을 바라봤다.


“논,  열 번의 삶은 다 기억이 난다고 했지. 아직도 그 전은 기억이 안 나?”


논은 디아의 말에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인간 이 전의 삶은 아냐. 처음에는 네가 날 라파엘라라고 부른 그 장면만  기억이 났는데… 어젯밤에는 내가 삼신님과 너를 찾아가서 인간으로 살아보고 싶다고 이야기한 것까지 기억이 났어.”


“기억이 떠오르고 있는 거네. 플로피 봐. 어젯밤에도 떠올랐는데 멀쩡하잖아. 이젠 괜찮다니까. 논도 할 일을 해야지. 너도 네 할 일을 하고.”


디아의 말에 플로피 두 머리는 슬며시 옷자락을 다시 물려다가 아닌 척 딴청을 피웠지만 가운데 머리는 끝까지 논의 옷자락을 물고 있었다. 논이 미소를 지으며 플로피의 가운데 머리를 꼭 껴안고 머리를 비비대자 그제야 가운데 플로피도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옷자락을 입에서 뱉었다.


“나는 네가 걱정되어서…”


“알아. 플로피. 고마워. 조심히 할게. 오늘은 진짜 꽃밭에 가야 해. 내가 심은 그 씨앗은 내가 관리해야 하거든.”


“내가 같이 갈 수도 없고… 꼭 바르와 같이 가라. 이상한 느낌이 들면 절대 만지지 말고.”


“알았어. 조심할게. 플로피"


논의 말에 플로피 세 머리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논은 다시 한번 플로피의 세 머리를 꼭 껴안았다. 


“참… 플로피, 물어볼 게 있는데, 너희들은 첫 번째 삶을 마치고 그 전생에 말라크였던 걸 기억했다고 했지? “


논의 질문에 플로피 세 머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왜 난 열 번의 삶 모두에서 그 기억이 없는 걸까. 디아와 환생 상담을 했던 기억은 있는데 그때마다 첫 기억은 첫 번째 삶이거든…모든 기억에서 나는 내가 씨앗에서 탄생한 줄 알아. 그전기억이 떠올랐다곤 하지만.. 그냥 단편일 뿐이지… 디아 넌 혹시 아니?”


논의 질문에 디아는 말없이 미소를 짓고는 어깨를 으쓱했다.


“몰라? 짧긴 하지만 분명 천사인 내가 만난 게 너랑 삼신님….”


“아..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네. 오늘 상담예약이 된 영혼분이 많거든.  난 이제 출근해야겠다. 플로피 너도 빨리 준비하고 와. 먼저 갈게.”


“어?.. 어…”


논이 자리에서 일어나 보려 했지만 어느새 디아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뭐지? 하는 표정으로 플로피들을 보았지만 플로피들 역시 세 머리를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며 눈으로는 창 밖으로 보이는 디아를 쫒고 있었다. 서둘러 가는 디아가 창밖으로도 보이지 않자 플로피와 논도 나갈 준비를 시작하였다.


오랜만의 출근길은 기분이 남달랐다. 기억을 되찾기 전에도 플로피나 디아와  함께 혹은 혼자서 늘 다니던 길이었지만 기억을 되찾고 자신의 존재를 느낀 후 걷는 길은 논에게 새로운 기분을 느끼게 했다. 인간도 아니고 영혼도 아니고, 말라크도 아닌 존재로 인간의 환생을 돕고 있다는 것이, 어쩐지 뭔가 자신이 꼭 이곳에 있어야 할 존재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환생궁에 도착해 환생도서관으로 향하는 플로피와 인사를 한 후 논은 환생꽃밭에 들어섰다. 환생꽃밭의 사무실에서 오랜만에 만난 바르는 논에게 뭔가 할 말이 잔뜩 있는 표정으로 쳐다보고는 입을 크게 벌리더니 말을 뱉지 않고 뻐끔뻐끔거리기만 한채 속으로 모두 삼키고는 논을 크게 껴안았다. 당연히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부을 줄 알고 준비하던 논은 어리둥절했지만 바르가 마음을 바꿀까 봐 서둘러 인사를 하고는 꽃밭으로 나갔다. 


활짝 핀 꽃들 사이에 쓰러지기 전 논이 심었던 씨앗이 눈에 띄었다. 심자마자 생긴 떡잎 위로 어느새 잎이 무성한 튼튼한 줄기가 자라고 있었다. 굵고 튼튼하게 뻗진 가지 끝에는 이제 막 맺힌듯한 작은 꽃망울이 보이기 시작했다. 논은 떨리는 마음으로 조심히 작은 꽃망울을 만져보았다.  마치 논을 알아본 듯 꽃망울이 살짝 떨듯 움직이더니 꽃잎 하나가 살포시 펼쳐졌다. 겨우 한 꽃잎이 벌어졌지만 그 틈 사이로 진한 향내가 논의 코끝을 간지럽혔다. 논은 다시 한번 꽃망울을 만지려다 손을 멈추고 꽃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잘 쉬어요. 영혼님.  부디 편안한 휴식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영혼의 꽃은 알겠다는 듯이 몸을 부르르 떨고는 잠시 반짝이더니 이내 보통의 꽃처럼 동작을 멈췄다. 논은 그런 꽃을 바라보다가 꽃 주변에 영혼의 빛비료를 살살 뿌렸다. 반짝이는 빛가루는 이내 흙에 흡수되었다. 비료를 준후  논은  자신이 관리하는 밭 전체에 물을 주기 시작했다. 촉촉이 젖어가는 식물과 땅을 바라보니 마음도 촉촉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물을 다 준후 밭에서 환생을 준비해야 하는 꽃들을 다시 한번 살핀 논은 일반 꽃이 자라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환생꽃밭에는 환생을 준비 중인 영혼의 꽃들과 함께 환생국에서만 나는 꽃들을 함께 재배하고 있었는데 이 꽃들은 영혼의 꽃들이 아니지만 영혼의 빛 비료의 영향인지 시들지도, 병충해가 들지도 않았다. 이 꽃들은 삼신의 손을 거쳐 환생국에서 상담을 하는 영혼들을 위한 꽃차가 되거나 환생궁을 꾸미는 데 사용이 되었다. 

꽃밭에 도착해 보니 먼저 도착한 삼신이 꽃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삼신님? “


“논님, 몸은 괜찮으세요?  며칠 더 쉬지 그러셨어요.”


“아니에요. 이제 다 나은걸요. 충분히 쉬었습니다. “


“그럼 저 좀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논님"


“네, 그럼요. 말씀만 하세요. 뭘 하면 될까요?”


“귀한 손님이 오시거든요. 그분들께 드릴 꽃을 꺾는 중이랍니다. 이곳의 꽃은 인간들에게는 특별한 선물이 되거든요.   꽃들을 이 정도 길이로 잘라내시면 됩니다. 다양한 종류로 하나씩 부탁드립니다.”


“네.”


논과 삼신이 하는 것을 따라 조심히 줄기를 잡고 가위로 가지를 잘라냈다. 톡 하고 잘라내면 어느새 잘라낸 가지 위로 새로운 줄기와 잎이 자라고 가지 끝에는 다른 색의 꽃봉오리가 맺혔다. 잘라낸 꽃은 바로 새로 자라지만 이 꽃봉오리가 꽃이 되기까지는 일반 식물과 같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삼신의 말에 논은 고개를 끄덕이며 방금 잘라낸 꽃의 향기를 맡아보았다. 영혼의 꽃과는 다른 달큼한 향이 진하게 났다.


“그 꽃은 차를 우릴 때 설탕대신 사용할 만큼 달콤한 맛을 낸답니다. 향만 마셔도 달달한 꿀을 먹은 느낌이 들지요.”


삼신의 말에 논은 다시 한번 꽃에 코를 박고 향기를 듬뿍 마셨다.  코끝으로 들어온 진하고 달콤한 꽃향기에 논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런 논을 보고 삼신은 미소를 지으며 방금 자신이 잘라낸 보라색 꽃을 논에게 건넸다.


“이 꽃은 마음을 평화롭게 한답니다. 꽃잎을 말려 차를 마시기도 하고, 말려서 테이블 위에 두면 마음이 차분해 지지요.”


설명을 들으며 꽃을 하나하나 따다 보니 어느새 논의 두 팔 가득한 꽃다발이 모아졌다. 삼신과 논은 양팔 가득히 꽃다발을 안고 삼신의 사무실로 이동을 하였다. 삼신은 꽃다발의 잎들을 정리하고 길이를 가지런히 맞춘 후 곱게 포장을 했다. 그리고 꽃차를 꺼내 차를 우리고  논에게 자신의 옆자리로 와서 앉으라 한 후  테이블 위에 찻잔 네 개를 두었다.


“차와 이 과자를 같이 먹어요. 이과자는 여기 이 황금색 꽃잎이 들어간 과자인데 차의 풍미를 더해 줄 뿐만 아니라 마음속의 많은 생각을 정리하는데도 도움을 준답니다.”


설명과 함께 테이블 가운데 과자를 놓고 삼신은 티포트의 뚜껑을 열어보았다. 맑던 물이 어느새 곱게 보라색 가득한 찻물로 바뀌었다. 자신의 찻잔과 논의 찻잔에 차를 따르고 삼신은 이어 빈 앞자리의 찻잔에도 차를 부었다. 논은 차를 마시려다 삼신이 앞자리에도 차를 붓는 것을 보고 찻잔에서 손을 떼고 손님을 기다렸다. 삼신이 나머지 찻잔에 차를 붓고 테이블 위에 티팟을 내려놓는 순간  앞자리 빈 소파에 영조와 혜림 부부가 나타났다.


“어서 오세요. 먼저 차 한잔씩들 하실까요?”


영조와 혜림은 갑자기 생긴 찻자리가 어색하지도 않은지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앞에 놓인 찻잔을 들어 차를 마시고 앞에 놓인 쿠키를 한입 베어 물었다.  논도 자신의 앞에 놓인 쿠키를 들어 한입 크게 베어 물었다. 고소하고 달콤한 쿠키를 오독오독 씹자 마음이 차분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축하드리려고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 보았습니다. “


삼신은 다들 차 한잔을 비운 것을 보고는 말을 시작했다. 그리고  고개를 들려 책상 위에 올려 둔 꽃다발을 봤다. 모두의 시선이 삼신을 따라 꽃다발로 향했다.  곱게 포장해 둔 꽃다발은 삼신의 눈짓에 가볍게 허공으로 뜨더니 천천히 이동하여  영조의 앞에서 멈췄다.


“이게… 뭡니까? 뭐를 축하한다는 거죠?”


당황한 영조가 꽃다발과 삼신을 멀뚱멀뚱 번갈아보기만 하자 옆에서 혜림이 툭 쳤다. 영조는 그제야 손을 내밀어 허공의 꽃다발을 잡았다. 


“가... 감사합니다.”


영조는 커다란 꽃다발을 보더니 슬쩍 코끝을 꽃에 대 보았다가 달콤한 향에 다시 한번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잔뜩 띤 영조는 향기를 맡아보라는 듯 혜림에게 꽃다발을 기울여줬다. 숨을 크게 들이쉰 혜림의 입가에도 미소가 올라왔다. 


“오늘로, 그대들 전생의 죄가 끝났습니다. 당신의 세 아이들을 돌려드리니, 이번 생은 부디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말을 마친 삼신이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여 앞의 부부들에게 인사를 했다. 꽃다발을 바라보던 논도  삼신을 따라 부부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얼결에 인사를 받은 부부가 맞절을 하고 고개를 든 순간 그 들 앞에 있던 논과 삼신이 사라지고 들고 있던 꽃다발의 꽃잎들이 한 잎씩 춤을 추며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커다란 꽃잎 회오리를 일으켰다. 

그리고 눈앞에 끝도 없이 펼쳐진 꽃밭에서 커다란 개 한 마리가 세 머리를 달고 그들에게 뛰어왔다. 부부가 놀라 자신도 모르게 뒤로 한 발자국 움직이자 뛰어오던 개가 천천히 동작을 멈추더니 그들 발아래로 세 머리를 숙였다. 놀란 상태로 어쩔 줄 모르는 영조와 달리 혜림은 천천히 몸을 움직여 자신의 앞에 고개를 숙인 개들을 바라보더니 조심히 손을 내밀어 한 머리씩  쓰다듬어 주었다. 개는 행복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슬픈 눈으로 영조를 바라봤다. 영조는 망설이다가 몸을 숙이고 손을 내밀어 개들의 머리를 조심히 만졌다. 그 순간 자신도 모르게 영조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영조의 흘러내리는 눈물을 바라보던 개들의 눈에서도 맑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혜림이 개들의 눈물을 닦아주려고 손을 내밀자 다시 한번 꽃잎들이 하늘 위로 솟아오르며 회오리바람을 일으켰다.  그리고 회오리가 잠잠해지자 부부의 눈앞에 있던 개가 사라졌다.


“어…어…어…”


자신의 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깬 혜림은 똑같이 깨서 자신을 바라보는 영조를 바라봤다. 상대의 눈에서 흘러내린 눈물을 보고 부부는  손을 뻗어 눈물을 닦아주고는 서로를 안고 위로했다.


부부가 사라지자 삼신은 다시 자리에 앉아 찻잔을 새로 채우고 논의 찻잔에도 차를 채웠다. 논은 물어볼 것이 많았지만 조용히 삼신이 옆에 앉아 차를 마셨다. 그러자 노크 소리와 함께 플로피가 방으로 들어왔다. 가운데 플로피는 책 한 권을 물고 있었는데 그것을 테이블 위에 올려뒀다.


“말씀하신 빈 책을 가져왔습니다. 태몽도서관에 이런 빈 책이 있을 줄을 몰랐습니다.”


삼신은 책을 들어 펼쳐보았다. 아무것도 써지지 않은 겉장에 이어  안도 텅텅 비어있는 책이었다. 


“긴 세월 간 안에 채워질 내용을 기다린 책이지요. 보통 태몽책은 쓰여있는 것을 고르거나 혹은 영혼분들이 원하는 것으로 미리 만들거나 하는데… 이 책의 주인은 훗날을 위해 빈 책을 준비해 달라고만 하셨지요. 주인을 기다리느라 참 오랫동안 빈 책이었답니다.


이제 채울 때가 되었네요. “


말을 마친 삼신은 플로피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플로피는 삼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채 삼신을 봤다가 논을 바라보며 무슨 뜻인지 아냐고 묻는 듯하다가 자기들끼리 서로 를 보더니 세 마리 가 동시에 입을 떡 벌리고는 다물지 못했다.


“플로피... 왜 그래? 설마… 혹시… 삼신님 이 태몽… 플로피 건가요?”


논과 플로피 세 머리를 차례대로 바라본 삼신은 조용히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 


“플로피, 이제 벌이 끝났습니다. 환생준비를 시작하지요.”


삼신의 말에 어리둥절한 플로피를 논이 삼신의 말 뜻을 이해하고는 플로피를 꽉 껴안았다.


“잘되었다. 정말 잘되었어. 플로피…”

논에게 안긴 플로피의 세 쌍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툭툭 떨어졌다.


얼마 뒤 드디어 플로피가 환생전 마지막 상담을 하는 날이자 논이 환생국에서 처음으로 영혼 상담을 하는 날이 되었다. 

플로피의 환생이 정해지고 다가올 이별을 위해 몇 날 며칠을 꼭 붙어서 생활했지만 그래도 남는 아쉬움에 논은 또다시 플로피를 꼭 껴안았다. 플로피 또한 따뜻한 눈빛으로 논을 바라보았다. 

플로피의 환생이 정해진 사실을 안 그날 저녁 논은 고민 끝에 삼신을 찾아갔다. 말라크가 아니기에 자격이 없지만 친구의 환생상담을 꼭 자신이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고민이 무색하게 의외로 삼신의 대답은 간단했다.


“ 논님이 하시고 싶다고 걸정하신 이 순간부터 논님은 말라크가 되는 겁니다. “


“하지만 저는…열 번째 삶을 제 스스로 끝냈는걸요.”


“이곳에 머무는 것이 당신이 허락을 받았다는 증거지요. 그저 때를 기다렸을 뿐이랍니다. 그리고 지금이 그때이고요.”


그렇게 플로피의 환생 상담을 직접 해보고 싶다는 논의 의견은 간단히 받아들여졌고 논은 정식으로 말라크가 되어 첫 업무로 플로피의 환생상담을 맡게 되었다.  

논과 플로피는 포옹을 풀고  서로를 다독이며 사이좋게 환생 상담소 입구로 들어갔다. 먼저 와서 기다리던 디아가 둘에게 다가와  플로피를 꼭 껴안고 논에게는 엄지를 척 내민 후  유리벽 뒤로 사라졌다. 논은 긴장된 마음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플로피를 보고 천천히 입을 떼었다.


“자, 플로피… 아니… 영혼님 상담을 시작해 볼까요? 

다음 생애는 어떤 삶을 원하시나요?”



화, 금 연재
이전 17화 전생(2)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