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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아침 CT를 위해 마누라는 공복을 유지하라~

2023. 3. 17. 두루올순대를 먹다~

오늘만 다녀오면 주말이니 힘내세요~


7시, 늦잠을 자고 출근해야 할 시간에 일어나서 7시반에 집을 나섰다.


금요일.. 피곤할 만한 날이고 주말에 푹 좀 쉬어 봐야겠다.


(출근길 운전중..)


회사에 도착하니 8시반, 오늘 하루도 힘차게 일과를 시작해보려는데 출근하자마자 사장님과 2시간 넘게 회의를 했더니 아침부터 진이 다 빠진다.


디자인팀이 현재 팀장들을 제외하고 싹다 신입들로 대체된 상황이라 너무나도 손이 많이 일일이 뒤치닥거리를 해주고 있다보니 정작 내 할 일을 처리하기가 힘들다.


그렇게 여기저기 불려다니다 보니 12시 점심 시간이 되어 김밥 한줄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차에 내려가 쉬면서 와이프에게 전화를 하였다.


마누라는 내일 아침 9시, 병원에 가서 CT 촬영을 위해 공복을 유지하라고 일러두었다.


 밖에도 와이프에게 청소하고 환기시키고 화초 물주고 공기청정기 필터도 닦고 장보고 은행가서 이체하고.. 폭풍 잔소리를 하다가 와이프가 잔소리 좀 그만 하라고 해서 그제서야 입을 닫았다.


"잔소리도 사랑일세~♡"



p.s. 올해 들어 진행중인 마누라 침흘림방지 프로젝트와 함께 두달반 동안 쓴 점심값이 총 13,200원으로 한달 점심값 만원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우리 부부 화이팅~!!"



그동안 와이프가 치과 치료를 받았던 것을 지난 2/23일, 보험사에 청구를 했는데 아직도 처리가 되지 않아서 다시 청구를 해놨고 1시, 사무실에 들어가서 오후 일과를 시작해본다.


(오후 업무중..)


가뜩이나 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사장님께서는 내게 계속 1+1+1+1+1+a.. 일들을 테트리스처럼 쌓아 주시고 나는 그 블럭(일)들을 받아 밑에서부터 폭파시켜 나간다.


이건 무슨 디펜스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이제는 나도 모르겠다.


계속해서 일들을 처리하고 있는데 내게 남은 일은 마이너스가 아니라 플러스가 되어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나는 테트리스도 잘 하고 일처리도 잘 하는 사람인데.. 역부족이다.


일반 사원이라면 본인이 아니더라도 다른 직원이 대신 처리해 줄 수 있겠지만 나는 일반 사원도 아니고 후임도 없고 사장님께서도 대신 해줄 수 없고.. 참으로 애매한 포지션이다.


사람인지라 가끔은 대충 일을 하고 대충 퇴근해도 되는 일반 사원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


나는 왜 쓸데없이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해서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왜 이렇게 쓸데없이 고생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라떼는 말이야.. 한달에도 몇번씩 회사에서 밤새워 일을 하고..'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참 부질없는 일을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든다.



전쟁 같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7시가 넘어 퇴근, 금요일 퇴근길 답게 오색찬란한 불빛들이 내 갈 길을 막아 놓았다.


(와이프에게 전화를 하면서 퇴근길 운전중..)



"저녁에 뭐 먹을래요? 막창구이?"


"아니, 오늘 나 다른 거 먹고 싶다.."


"나 순대 땡기는데 순대 먹을래요?"


"그래? 그럼 순대로 먹자, 두루올에서 만원짜리 순대 소자 포장해 갈게~"


"그냥 일반 순대도 좋은데.."


"전부터 두루올에서 만원짜리 순대 소자 같이 먹어 보자고 했으니 오늘은 이거 먹자, 나도 먹고 싶고.."


"네~"


"뭐 더 사갈거 있으면 얘기해, 오빠가 다 사갈게.."


"소주 두병만 더 사다주세요~"


"알았어.. 전화 끊어봐, 포장하고 다시 전화할께~"


"네~"


두루올에 전화해서 미리 포장을 주문해 찾아오고 근처 마트에 들러 소주를 사서 집으로 고고씽~



집에 들어오니 8시가 넘었고 씻고 오는 사이 와이프가 저녁 한상 준비를 해주었다.

만원에 이 정도 양이면 우리 부부는 충분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양이고 맛도 썩 훌륭하다.


결국 3조각을 남겨두고 디저트로 넘어 갔다.


(참고로 우리 부부는 신혼 여행도 병천에 내려가 병천순대를 먹고 왔을 만큼 둘다 순대를 좋아한다.)



1시반, 내일은 아침에 병원 두군데, 오후에 교회에 가야 하니 와이프 힘들 것 같아서 지인네 쭈꾸미집은 다음 주로 연기를 하고 한숨 자본다.

Zzz..



한주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무엇이 되었든 주말을 잘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실천할 수 있는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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