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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툼에서 화해로~험난했지만 같이 잘 보낸 일요일 하루~

2023.5.14. .. 모녀간의 다툼을 슬기롭게 잘 극복한 마누라~


Zzz......



2023. 5. 14일, 일요일인 오늘 6시반에 일어났더니 어제 마신 술로 속이 안좋아서 와이프에게 급 황태국을 대령하라 일렀고 계란에 두부까지 넣어서 맛있게 끓여 주었다.


"어디.. 맛 좀 볼까?"


"청양고추를 아주 조금 넣었는데.. 맛 괜찮아요?"


한 수저 떠먹어 보니.. 맵다.. 청양고추를 아주 조금 넣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이것은 아니지..


내가 먹는 음식을 맵게 만들면 의(리)가 상한다고 누누이 얘기를 했건만.. 오늘은 와이프가 특수 상황인만큼 내가 참기로 한다.


"다음부터는 황태국에 청양고추는 넣지 말자~"


"알았어요~"


그러고선 얼른 국에 들어간 청양고추를 몽땅 다 건져내어 버렸다.




어제는 고양이였던 와이프가 오늘은 토끼가 되어 돌아왔고 그런 그녀가 내겐 너무 사랑스러워 보이기만 한다.


(집에서만 이렇게 놀고 있다.)


"뜬금없지만 사랑해~♡"


"나도 사랑해요~♡"


여자가 나 왜 사랑하냐고 물어보면 그냥 '다른 여자가 아닌 당신이라서 사랑한다'라고 하면 절반 이상은 성공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남이 나를 봤을 때 외모를 떠나서 묘하게 끌리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


서로가 상대방을 이성으로 느껴지는 매력과 끌림이 있어야지 만나고, 사귀고, 결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9시반, 교회에 나가 예배를 보고 목자님네 부부와 인사를 나눈 뒤 6층 스카이 라운지에서 국수 한그릇(1,000원)을 둘이서 나눠 먹었고 이마저도 남긴 것은 '안비밀'이다..


"둘이서 이거 하나를 다 못먹네요~"


"우리 부부가 그렇지 뭐~"


교회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보니 벌써 넝쿨 장미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한바퀴 돌고 집으로 돌아오니 12시가 넘었고 '돈 걱정 없는 노후 30년'이란 책을 읽으며 2차전을 개시했다.


와이프는 방울토마토를, 나는 황태국과 어제 먹고 남은 닭꼬치를 먹어치우기로 했다.


갑자기 궁금해져서 와이프에게 내 '친화력'은 어느정도 되어 보이냐고 물었더니 엄지척을 하며 '갑'이라고 한다.


하긴 백명 중에 99명과는 친하게 지낼 자신이 있고 오래전 회사 사장님들과도, 10년전 업체 담당자들 몇몇과도 형, 동생하며 잘 지내고 있으니 무엇을 더 말할까..




2시에 잠을 자서 4시반에 일어났는데 장모님께 전화가 걸려 왔고 이는 결국 '모녀간의 큰 다툼'으로 번지게 되었다.


오늘 아침에 와이프가 교회에 갈 때 옷차림을 너무 짧게 입고 가서 나이가 많으신 교회 분들 사이에서 말들이 오고 갔던 모양이다.


보는 눈이 많다보니 교회에서 옷차림을 신경쓰라는 장모님과.. 나하고 같이 있을 때에만 짧게 입는거고 남들은 다 이쁘다고 하는데 엄마는 왜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다..라는 와이프가 팽팽히 대립을 한 것이다.


고양이과 마누라에겐 이럴 때 일단 가만히 놔두고 스스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주는 게 상책이다.


와이프가 처음에는 분이 삭히지 않는지 가만히 있는 나한테도 다소 성질을 부렸지만 잠시 후 생각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는지 슬슬 평정심을 되찾아 갔다.


이 때다 싶어서 한마디 했다..


"많이 속상했지? 그래도 당신은 하나님의 딸이고 예수님을 닮아가는 사람입니다~ 우리 화평케 하는 사람이 됩시다~"


'무엇이 지금 와이프를 잠재울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그것 하나면 됐지 다른 백마디 말은 아무런 필요가 없고 어설픈 타이밍에 어설프게 접근을 하면 오히려 하지 않은 것 보다 못한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이내 정신을 차린 와이프가 곧 장모님께 전화를 해서 스스로 잘 풀어낼 수 있었다.


남자들이 쉽게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문제가 생겼을 때 본인이 그것을 다 풀어주고 해결을 해주려고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자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공감이다.


내가 지금 무엇 때문에 왜 이렇게 화가 났는지.. 얼마나 속상해 하고 있는 것인지를 먼저 알아주고 다독여줘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남자가 이것을 깨닫게 되는 데에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으니 그 때까지는 뭐, 답이 없다.


남자들은 한가지만 명심하자.


지금 당장 내가 해결해 줄 수 있는 일이 있고, 없는 일이 있으니 굳이 설레발을 칠 필요가 없고 여자의 마음을 잘 다독여 주는 것이 우선이다.



"나가자~"


"네~"


5시반에 송추에 가서 바람 좀 쐬고 오니 6시반..와이프도 이제 평정심을 되찾았고 그러면 된 것이다.


양장피와 삭힌 홍어로 3차전을 시작해본다.




한참을 먹다보니 8시, 오늘은 둘다 일찍 뻗을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고 기독교 방송을 보니 와이프도 한결 마음이 편안해진 듯 하다.


10시, 슬슬 필름이 끊어지고 있었고 저 많은 삭힌홍어와 양장피를 거의 다 먹어 치웠다는 사실을 다음 날 저녁에야 깨달았다.


Zzz......



다음 날인 월요일 아침,


세상에.. 알람 소리를 하나도 듣지 못했고.. 아침 7시에 와이프가 깨워주지 않았더라면 나는 출근을 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밤 10시에 잤다가 와이프와 함께 12시에 깨서 1시가 넘도록 야식을 더 먹고 자는게 아니었다~!!


그 결과 엄청난 피로와 숙취를 느끼며 잠에서 깨어 출근을 하게 되었고 내가 운전을 하고 있는 것인지.. 잠을 자고 있는 것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거의 지각을 하지 않는 내가 9시 15분에 사무실로 들어와 뒤늦게 회의에 참석을 하였다.


내일 계속.. To be continue~



주말 잘 보내셨는지요?


이번 주말, 우리 부부가 뽑은 최고의 키워드는 '사랑'과 '행복'입니다.


누구와 어디서 무엇을 하였든 '사랑'과 '행복' 이 두가지를 느꼈다면 성공한 주말이 아닐까요?


당신의 '사랑'과 '행복'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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