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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의 잔소리

내 마누라 탐구 생활 28화

나의 마누라는 내게 거의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결혼생활, 직장&가족&친척생활, 기타 각종 사회생활 등 웬만한 일들은 내가 알아서 척척 다 잘 하고 있으니 마누라로서도 불만이 없고 오히려 내게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런 마누라가 참지 못하고 내게 사정없이 잔소리를 해댈 때가 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운전하는 차의 조수석에 마누라가 타고 있을 때이다.


참고로 마누라는 운전면허가 없다.

마누라 탐구 생활 15화 '마누라와 운전면허' 참고

https://brunch.co.kr/@af414d9aef7b470/59


마누라는 FM적인, 아주 정석 그 자체인 사람인 반면 나는 운전할 때 만큼은 본인의 스타일이 아주 살짝 달라지는.. 그냥 보통의 남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한 남자가 되고야 만다.


"미안하다, 마눌~ 나도 어쩔 수 없는 남자인가봐"


내가 목적지에 조금이라도 빨리 가기 위해 차선을 이리저리 변경하려고 하면 휴화산처럼 대략 2~3차례 참아주던 마누라가 폭발하고야 만다.


"차선 좀 그만 바꿔요!! >0<"


"와~ 피곤한데~"


나의 오랜 경험으로 미루어 보면 내가 차선을 변경시 딱 몇차례를 정해놓고 참아주는 것이 아니라 그날그날의 모든 정황들과 마누라의 컨디션에 따라서 크게 좌우가 되는 듯 하다.


랜덤.. 한마디로 복불복이다.


운행 속도에 있어서는 '+10 Safe룰'이 적용된다.


즉, 100km/h 구간에서 110km/h 까지는 눈감아주겠다는 말이고 111km/h 로 넘어가는 순간 AI 자동 안내 멘트처럼 마누라의 감미로운 잔소리가 흘러나온다.


"속도 좀 줄여욧!! >0<"


"와~ 피곤한데~"


사거리를 막 통과하려는데 신호등이 파란불에서 빨간불로 바뀌려는 순간이면 환청처럼 어김없이 들려온다.


"스탑!! >0<"


"와~ 피곤한데~"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등 마누라와 함께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할 때에는 조수석에 타고 있는 마누라에게 피곤할텐데 억지로라도 잠을 더 자보라고 이야기를 한다.


결혼한 남자들에게 묻습니다.


"저만 이렇게 살고 있는건 아니겠죠? 그래요.. 우리 안전운전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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