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목구비의 조화
두 귀는 세상의 소리를 향하다
바람에 흔들리는 잔가지,
그 미세한 떨림에 멈춰 서고
두 눈은 떨림의 결을 더듬어
숨은 의미를 가리다
기어이 작은 한 점을 찾아낸다
입술은 날것의 점들을 엮어
낱말로 빚어내고
마침내 이야기로 흐르게 한다.
이야기의 내음은 콧속으로
불순물이 제거되고
깊은 여운만 남는다
이렇게 이목구비는 모이고 다듬어져
짜임새 있는 형상이 되고
세상을 꿰뚫어 보는 얼굴이 된다.
눈치채셨겠지만 "사람은 얼굴로 말한다"라는 제목의 이 글은 논문 작성 과정을 사람의 이목구비에 비유하여 쓴 글입니다. 1연에서 귀는 연구의 출발점을 나타내며, 문헌 연구와 주제 탐색의 중요성을 다룹니다. 2연에서는 자료 분석과 해석을 통해 숨은 의미를 찾아내고, 연구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추구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3연은 연구에서 얻은 정보와 분석 결과를 글로 표현하는 과정이며, 4연에서는 논문을 다듬고 교정하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마지막 연에서는 이목구비가 모이고 다듬어져 짜임새 있는 형상을 이루고, 이를 통해 세상을 꿰뚫어 보는 얼굴이 되었다는 표현으로 논문이 완성되는 순간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논문을 쓰는 과정을 시로 풀어보았는데 어떻게 느껴지시나요? 앞으로 박사학위 과정을 통해 이목구비가 뚜렷한, 짜임새 있는 나만의 얼굴을 만들어 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