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현 자작시 #18
결혼 후
4년을 기다려 아들을 선물 받았다
그 아들이 33년 만에 답례 선물을 했다
부모 마음에 꼭 드는 선물을
고르는데만 10년이 걸렸다며
처음 발견했을 때부터 맘에 들긴 했는데
군대 갔다 와 복학한 학생 신분이라서
점찍어놓고 오며 가며 눈도장만 찍다가
시간이 갈수록 작던 선물이 점점 커 보여서
더 이상 다른 것들은 눈에 들지 않아 선택했단다
아들보다 더 큰 선물은 내 세상에는 없기에
그 선물이 처음에는 나도 작아 보였다
내 거울이 우물만 하다는 걸 그때 알았다
아들의 선물은 보면 볼수록 보배였고
나는 보배라고 부르며 보고 배운다
선물로 온 보배가 결혼 1년 만에
떡두꺼비같은 손자를 선물을 했다
보고 배우는 것도 대물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