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현 자작시 #17
말하는 법부터 배웠더라면
이처럼 많은 옹이 만들지 않았으리
어깨 내어줄 줄 몰랐더라면
뿌리조차 깊이 내리지 못했으리
선채로
모나서 정 맞는 돌과
잘나서 먼저 잘려 나가는 동료와
못나서 산을 지키는 고목들
무시로 보며
인내하는 법 깨우쳐
그럼에도 사랑하리라
기도할 줄 몰랐더라면
잔 바람에도 꺾이는 삭정이 되었으리
위로는 받들고
아래로 감싸는 법 배우지 못했더라면
다년생 잡목과 다를 바 없었으리.
시인 심리상담사 전수현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개인 시집 《석곡리연가》, 《쉼을 배우다》 판매중 ♡마음을 쓰다듬는 문장을 믿습니다. 상담실에서 피어난 이야기 삶의 온기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