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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

전수현 자작시 #20

by 다정다감 전수현

배신




동대문시장 어느 신발 가게에서

신고 갔던 신발을 버리고 새신을 사 신었다

풀 죽은 몰골과 눈이 마주쳤으나

매몰차게 돌아섰다


새 신발은 억수로 좋을 줄만 알았다

낯가림이 심한 새 신발은

다음 날, 그다음 날도

발꿈치를 계속 깨물었다

비명 같은 피가 흘러도 물어뜯었다


길 옆 타이어집 폐타이어들이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바퀴를 넉 놓고 본다

버리고 온 내 신발의 눈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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