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노트 "괜찮아지는 중입니다" 연재

6편 "딸아이가 친구관계로 힘들어해요"

by 다정다감 전수현

"딸아이가 친구 관계로 힘들어해요"

– 또래 갈등 속 자기 존중감 지키기





“선생님, 우리 딸이 학교를 가기 싫대요.

친구가 자꾸 자기랑 안 논다고 하고, 다른 애들이랑만 어울린대요. 매일 울면서 ‘내가 뭐 잘못했어?’라고 물어요.”

상담실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부모 마음 덩달아 내 마음도 저릿해진다.


엄마는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이 겹치기도 하고,

아이가 받은 상처가 더 크게 번질까 불안해진다.

아이에게 ‘친구 문제’는 곧 ‘세상의 전부’ 초등·중학생 시절, 친구는 단순한 인간관계가 아니라 소속감과 자존감을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다.

그래서 ‘친구 관계의 틈’은

마치 세상이 무너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어른인 우리는 알고 있다.

세상은 훨씬 넓고, 관계도 다양하다는 것을.

하지만 아이는

그 작은 교실과 운동장이 자기 세계의 100%다.


부모가 바로 ‘원인 파악’부터 하면 생기는 일,

많은 부모가 첫 반응으로 이렇게 묻는다.


• “너 뭐 잘못한 거 아니야?”

• “네가 먼저 말 걸어봤어?”

• “다른 애랑 놀면 되잖아.”


이 말들은 의도는 위로지만, 아이는 오히려 ‘내가 잘못했나?’라는 자책의 골에 빠지게 된다.


상처받은 아이가 가장 먼저 필요로 하는 건 ‘편’이다

아이의 마음을 다시 열게 하는 첫 번째 단계는 원인 분석이 아니라 공감이다.


“그랬구나, 속상했겠다.”

“친구가 안 논다니 마음이 많이 아팠겠다.”

이렇게 감정을 먼저 꺼내어 확인해 주면,

아이는 ‘내 마음이 존중받았다’는 안전감을 느낀다.


친구 관계의 ‘거리 두기’ 연습

상담에서 종종 하는 말이 있다.

“모든 친구가 나랑 친해야 하는 건 아니야.”

아이에게 ‘관계의 유연성’을 알려주는 건

어린 시절부터 가능한 자기 보호 훈련이다.


• 다른 놀이 친구 찾기: 한 명에게만 의존하지 않기

• 거절 연습: 하기 싫은 건 싫다고 말하는 용기

• 혼자 있는 시간 친해지기: 혼자가 곧 외로움은 아니라는 경험


사례를 하나 들어보면, ‘친구 하나뿐’이던 소연이는 유일한 단짝에게서 “이제 다른 애랑 놀래”라는 말을 들었다.

그날 이후 혼자 밥을 먹고, 말수도 줄었다.

부모는 처음엔 “다른 친구랑 놀면 되지”라며 다독였지만, 상처는 깊어졌다.


그래서 상담에서 ‘마음 표현 일기’를 시작했다.

“오늘은 슬펐어요. 근데 미술 시간에 그림 그리니까 조금 좋았어요.”

한 달 후, 소연이는 반에서 미술을 좋아하는 친구 두 명과 새로운 놀이를 시작했다.

단짝이 아니어도, 자기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이었다.






"괜찮아지는 중입니다"


아이들의 친구 관계는 매일 변한다.

오늘의 서운함이 내일의 화해로 또는 새로운 관계의 시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지금의 감정을 안전하게 흘려보낼 그릇’이 되어주는 일이다.


아이의 사회생활은 결국 자기 존중감 위에서 건강하게 자란다.






오늘의 마음노트


• “친구 문제 해결보다 먼저, 아이 감정 인정하기”


• “모든 친구가 나와 친할 필요는 없다”


• “관계에도 거리가 필요하다”


• “혼자 있는 시간과 친해지면 관계에서 자유로워진다”


• “아이의 자존감은 부모의 ‘편’에서 자란다”






다음 편 예고:

7편. “재혼가정,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 새로운 가족 관계 속 적응과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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