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현 자작시 #26
여름이 깊어지면
커피에 얼음을 가득 채우고
에어컨 적정 온도를 더 낮추어서
장내 온도를 충돌하게 만들어
마침내 장은 탈을 일으킨다
정기 여름 손님 장마처럼
오호츠크해에서 불어오는 북동 기류가
북대평양에서 불어오는 서남 기류와 충돌하면
피할 수 없이 발달하는 장마전선같이
여름이면 장도 마가 낀다
대 우주도
따뜻하고 습한 기류와 차가운 기류가 만나면
탈이 나서 산과 강이 모두 토사물로 뒤섞이고
충돌한 것들은 깨지고 부서져 회복이 어렵듯
소 우주인 우리 몸도
난기류를 만나 기초체온을 지키지 못하면
기상청 일기예보처럼 자율신경계가 오작동하고
장마가 끝난 후에도
책임폭탄 돌리기로 차일피일
방치된 혈관은 염증을 일으켜 고통스럽다
해마다 여름은 오고
난기류가 만들어지면 장도 마가 끼고
무방비한 습관의 악순환이 성인병을 만든다
장마는 인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