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병에 꽂힌 꽃들에 대한 묵념

전수현 자작시 #32

by 다정다감 전수현

꽃병에 꽂힌 꽃들에 대한 묵념




꽃들이 웃는다

의족에 기대어 의연한 척

남은 날숨 머금고

알아채지 못하게 웃는다


걷지 못해 요양원 가신

구순 넘은 울 엄니

억지웃음 닮은

하체 풀린 빈 웃음이다


발이 아프다는 말 대신

숨이 가쁘다는 말 대신

꽃들이 웃는다

꽃병도 말 문을 닫고

꽃 웃음을 지탱해 줄 뿐


꽃병에 꽃들이 웃는다고 보이면

그건 내가 웃고 싶은 것이다.




전수현 2집 《쉼을 배우다》 9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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