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마라톤, 내 인생의 변환점을 지나며

오늘 마라톤은 내 인생의 다음 챕터를 준비하는 출발선

by 주방 이모


10K 마라톤, 세 번째 도전을 신청하고 오늘이 그날이다
그런데 전날 단톡방에 올라온 답사 영상 하나가 내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았다. 등산 수준의 오르막길이라며
"완주만 하세요"라는 말까지.

영상을 본 그날 밤, 온 머릿속이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찼다.
"가지 말까?" "걷기만 할까?" "그냥 5K만 뛸까?"

잠도 제대로 못 잤다. 두 시간쯤 뒤척이다 새벽 오픈 준비를 하러 일어났고, 카풀해주신 회원님을 기다렸다.

"잘 잤어요?"라는 인사에 "아뇨, 한숨도 못 잤어요..."가 입에서 툭 튀어나왔다.



막상 출발선에 서니 걱정과 설렘이 반반이었다.

태극기 페이스 페인팅으로 마음은 동심으로 돌아갔고,
9시에 출발 신호가 울렸다.

1km를 지나자, 드디어 '오르막 시작'이라는 안내판이 보였다. 무려 3.5km가 오르막. 숨이 턱에 찼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젊은 참가자들도 "여긴 마라톤이 아니라 등산"이라며 힘들어했다.

나는 계속 생각했다.
걸어서라도 올라가자. 완주하자. 완주는 찍자.'

왜냐하면 이건 단순한 마라톤이 아니라
내 인생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10년 일했던 식당을 이제 그만두게 된다. 내 삶도 멈출 수 있는 지점이다.
이제는 본업을 바꿔야 하는 시점. 밤 10시부터 새벽 3시까지 설거지 알바라도 하면서 본업에 더 올인해야 하는 현실.

이 마라톤은 내 인생의 다음 챕터를 준비하는 몸의 훈련이자 마음의 시뮬레이션이었다.

가파른 내리막이 나왔지만 이슬 젖은 나뭇잎 위를 함부로 뛸 수 없었다. 미끄러지면 큰일 난다.

보폭을 좁히고, 살금살금 한 발씩 내디뎠다.

마치 지금 내 인생처럼, 조심스럽지만 분명히 내려가는 길에도 의미가 있음을 깨닫는다.


반환점을 돌아오는 길, 걷는 가족팀이 눈에 들어왔다.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부모가 말했다.
"조금만 가면 내리막이야. 할 수 있어."

나는 그 길을 먼저 경험한 사람으로서 그 아이에게
진심을 담아 응원해 줬다.

"조금만 더 가면 진짜 계속 내리막길이야 "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먼저 가본 길은 누군가에게 멘토가 될 수 있다는 것.
지금 내가 겪는 이 길이 다른 사람을 이끌 리더십이 된다는 것.

나는 그런 리더가 되고 싶다.

끝이 안 보이는 길에서도 "다 왔어, 아주 조금만 더 가면 돼"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

손을 잡고 함께 정상에 오를 수 있는 따뜻한 리더가 되기로 다짐했다.

64세, 세 번째 마라톤에서 만난 가장 소중한 깨달음이었다.


다음 편에서는 반환점에서 만난 특별한 사람들이야기
입니다

**주방이모의 한 줄**
내가 먼저 가본 길은, 누군가에게는 희망의 지도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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