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것만으로도 잘하날

그런 날이 바로 오늘이다

by 주방 이모



오늘은 하루 종일 마음이 흔들렸다

별것 아닌 말에도 눈물이 핑 돌고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그런 날이 바로 오늘이다.



비에 젖어 흔적 없이 사라지는 눈꽃을 보며
지금의 상황도 눈처럼
조용히 녹아 사라지면 얼마나 좋을까
잠시 상상을 해본다.

힘내라는 말도,
괜찮다는 말도,
오늘은 오히려 더 아프다.

오늘은 그냥
버티기만 해도 잘한 날이라고



지친 마음을 달래려고
한 잔 술을 붙잡는 것도
도망치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애쓰는 마음이다.

그러니 오늘만큼은
아무것도 해결하려 하지 말고
그냥 이렇게 조용히 앉아 있어도 괜찮다.


세상에,
64살에 여기까지 온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고,
잃어도 다시 시작한 사람들.



내일은 조금 나아질 거라고 믿으며
희망의 불씨를 따라 여기까지 왔지만
지금 그 불씨는
비에 젖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괜찮다.


오늘만큼은
여기까지 온 나에게
그저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잘 살았다.

그 한마디면 된다.

눈, 비가 내리는


오늘

당신은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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