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이 내려놓은 사람이 자유롭다
나는 한동안
'가짐'이 곧 '안정'이라고 믿었다.
더 많이 벌면 불안이 사라질 줄 알았고
더 많은 역할을 감당하면
내 자리가 단단해질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놓지 않았다.
힘들어도 붙잡았고
이미 버거운 상태에서도
또 하나를 얹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질수록 마음은 더 조급해졌고
안정은 가까워지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나는 자유를 얻기 위해
자유를 포기하고 있었다.
놓치면 안 될 것들이 너무 많았고
잃을까 두려운 것들이
삶을 꽉 붙잡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몸이 먼저 신호를 보냈다.
마음도, 체력도, 의지도
한꺼번에 무거워졌다.
그제야 알았다.
문제는 '부족함'이 아니라 '과잉'이었다는 걸.
사람의 인생에는
더 이상 쌓아 올리지 않아도 되는 시점이 온다.
그때 필요한 건
확장이 아니라 정리 다.
모든 관계를 유지하지 않아도 되고
모든 기회를 잡지 않아도 되고
모든 기대에 응답하지 않아도 된다.
내 삶을 무겁게 만드는 것들 중
상당수는
사실 없어도 되는 것들이었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더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
더 많이 내려놓은 사람이
숨을 쉬고 있었다.
가볍게 산다는 건
포기하는 삶이 아니다.
무엇을 포기할지
스스로 선택하는 삶이다.
이제 나는
무엇을 더 얻을지보다
무엇을 내려놓을지를 먼저 묻는다.
그래야
남은 것들을
끝까지 품을 수 있으니까.
자유는
소유의 결과가 아니라
선택의 결과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조금 덜 가지더라도
조금 더 자유로운 쪽을
선택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