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옆 작은도시,바트홈부르크

관광지 말고, 독일의 하루를 걷고 싶다면

by 호빵이

독일 프랑크푸르트(Frankfurt)는 유럽 여행 중 한 번쯤 거쳐 가는 도시다. 나는 그곳에서 약 20km 떨어진 작은 도시, 바트 홈부르크(Bad Homburg)에서 지냈다.

예전에 프라이부르크(Freiburg)에서 잠깐 머무는 동안, 맑은 날씨와 남부의 따뜻한 풍경이 좋아 바이에른주에서 지내고 싶었다. 그래서 아샤펜부르크(Aschaffenburg)의 오페어 기관에 서류를 보냈고, 그곳과 멀지 않은 곳에 사는 새미네 가족도 아샤펜부르크에 오페어를 신청했다. 원하던 곳이 아니었지만 고민 끝에 이곳 바트 홈부르크에 정착하게 되었다.


언젠가 마쿠스가 말했다.

“호빵, 그거 알아? 바트 홈부르크는 독일에서 손꼽히는 부자 도시야. 물론 우리 집은 예외지만.”

그는 껄껄 웃었다.


실제로 이곳은 카지노와 온천으로 유명하고, BMW 최대 주주인 콴트(Quandt) 가문이 거주하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로 치면 평창동 같은 느낌일까. 괜히 이 동네가 더 마음에 들었다.


마쿠스가 빌려준 ‘쌀집 아저씨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다니는 재미는 이방인으로 노동자로(?) 고달픈 일상에 작은 활기를 더해갔다. 바트 홈부르크에 살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한 번도 같은 곳으로 산책을 다니지 않아도 될 만큼 풍성한 숲과 들판이 사방에 펼쳐져 있었다는 것이다. 마치 도시와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느낌. 어쩌면 독일의 많은 도시가 이럴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가끔 한국이 그리워질 즈음이면, 20분쯤 S-Bahn을 타고 프랑크푸르트에 다녀오곤 했다. 마인강 강변에 앉아 국적기를 멍하니 바라보거나, 한국 슈퍼에서 진미채와 콩자반, 라면 같은 익숙한 맛을 사 오고, 지나가는 한국 사람을 구경하며 마음을 달랬다. 그렇게 하루쯤 ‘한국’을 충전하고 돌아오면, 다시 씩씩하게 오페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 시절, 내 일상의 또 다른 즐거움은 ‘1일 1젤라또’였다. 바트 홈부르크 시내의 메인 거리 끝자락에는 수제 젤라또 가게가 하나 있었다. 그중에서도 체리크림(Kirsch Sahne) 젤라또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체리향 가득 부드러운 크림맛이 입 안 가득 퍼질 때면, 그날의 피곤함도 잠시 사라졌다.

신혼여행으로 들른 바트홈부르크 젤라또가게에서

혹시 프랑크푸르트에 머무를 계획이 있다면, 당일치기로 흔히 가는 뤼데스하임(Rüdesheim)이나 하이델베르크(Heidelberg) 대신, 바트 홈부르크를 잠시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관광지 특유의 번잡함 대신, 조용하고 정돈된 독일의 일상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루이젠 거리에서 소소한 쇼핑을 하고, Eiscafé De Pellegrin에서 젤라또 하나를 고른 뒤, 어느 빵집에 들어가도 맛있는 브레첼을 사서 Schloss Bad Homburg 궁전 정원을 산책해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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