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드디어
내 인생에 큰 숙제를 마쳤다.
이혼이라는 큰 숙제를.
어린 딸을 키울 땐
그게 숙제인지도 몰랐다.
어떻게든 우리 가정을 지키고
딸아이를 지켜내야 했기에.
그런데 내가 그 깊은 우물 속을 나와
세상을 보게 된 건 딸 덕분이다.
커 가는 딸이 보는 눈에도
우리 가정은 정상이 아니었기에.
내가 숙제를 풀 수 있게 지지해 준
나의 딸에게 감사를 표한다.
고마워:)
그리고 숙제를 풀어내는데
마지막 마음을 먹기까지
가장 큰 공은 운동이었다.
공원 산책을 하며 유난히
러닝크루들이 많이 보였다.
나도 그들과 섞여 땀 흘리고
뛰고 싶었다. 모든 잡생각을
없애고 싶었다.
그런데 뜻밖에!
운동을 하고 나니 체력은 물론
마음 근육까지 단단해졌다.
나는 나라는 사람을 더 믿어주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응원해 주었다.
왜 그렇게들 힘든 사람에게 운동을
권하는지 운동을 하고 나서야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문득
마음먹게 해 준
내 다리와
내 심장과
러닝크루에 들어가게 해 준
내 손가락에 감사를 표한다.
나는 이제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내 앞에는 좋은 날만 펼쳐질 것이다.
나는
나를
격하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