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맨드라미 피었나요

by 김혜련

맨드라미 피었나요


김혜련


사춘기 소녀 가슴에 찾아드는 풋내 나는 사랑처럼

가슴 설레는 맨드라미 피었나요


세월의 녹슨 뼈를 깎아

조각공원을 만든다는 석암동 어디쯤

여름 당근 뿌리에서 늦잠 자던 남풍이

잠자리에서 일어나 하품할 때가 있으니

그때쯤 맨드라미 피었나요


누군가 그리워 자음 한 음운

발음하지 못한 순간에도

서투른 솜씨로 어설프게 그린 입술처럼

그렇게 맨드라미 피었나요


사춘기 소년 가슴에 찾아오는 부끄러운 몽정처럼

신열에 들뜬 맨드라미 피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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