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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작가의 시야(視野) 1

보다 (김영하, 문학동네)

by 일단써

날짜 : 2021. 11. 26. 금

책 : 보다 (김영하, 문학동네)


김영하 작가는 '알쓸신잡'이란 tvN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를 조사하면서 명성을 알게 되었다. 대표 저서들을 보니 우리가 들어본적 있는 '살인자의 기억법',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 영상으로 표현된 작품들의 원작들이 있었다. 이 책은 말하다, 읽다 라는 시리즈가 있다. 솔직히 내 기준에서 목차를 보았을 때 내용이 나의 수준으로선 예측불가했다. 사회적 문제나 이슈들을 토대로 작가의 생각을 풀어나갔는데 정말 놀라웠다. 이러한 시야를 가지고 있고 글로 표현해 낼 수 있는 자체가 부러웠다. 물론 날로 얻은게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현재의 내 지적 수준으로는 놀라웠다. 하지만 그는 프로그램에서 자신은 작가들 중에 상식이 부족한 편이라고 밝힌 바있다. 작가의 겸손을 느낄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책을 쓰는 작가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앞으로 쓰여질 괄호 안 소제목은 책의 목차가 아닌 내가 책을 보고 주제만 간추린 것이다.


<부자와 빈자>

스마트폰으로 부자와 빈자를 표현한다. 대기업의 산유물인 스마트폰은 우리의 시간을 뻬앗아간다. 부자와 빈자 모두 스마트폰에 시간을 빼앗기지만 빈자가 좀더 불리하다. 부자와 빈자의 시간적 가치는 다르다. 그들이 단순하게 시간 당 벌어들이는 돈을 환산해봐도 알 수 있다. 이를 또 '폰 스택'이라는 게임과 연결지었는데 얼핏 보기에 밥을 먹을때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고 대화와 식사에 집중하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파워 게임의 면모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더 오랜 시간 스마트폰에 무심할수록 더 힘이 강한사람, 더 지위가 높은 사람이라는 것을 이제는 모두가 알아가고 있다. 그래서 나는 내가 대기업(부자)에 투자한 돈을 다시 돌려받기 위해 주식공부를 시작했다.


<삶과 죽음>

죽음을 두려워하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계속 살수는 없을까를 고민하던 나. 이집트 사후세계와 관련한 전시회도 다녀왔고 셸리 케이건의 '죽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책도 읽고 있었다. 죽음을 죽음 그대로 바라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 책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내 시선이 이 책의 꽂혀서 읽게 되었는데, '어차피 죽을 인생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이유' 파트에서 위안을 얻었다. 죽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더 많이 경험해봐야하는 강박, 인생을 다이내믹하게 살아햐 한다고 스스로를 강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마저 생각이 바뀐 나를 치장하는 겉멋일 수도 있다. 나이가 들면 또 어떻게 변할지 나 스스로가 궁금하다.


나에게 위안을 준 문장들이다. 이 문장들도 작가가 다른 책에서 인용했다.


"죽음은 우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생각에 익숙해져라. 왜냐하면 모든 선과 악은 지각에 근거하는데, 죽음은 우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점을 올바르게 통찰하면, 우리의 유한한 삶은 즐거울 수 있다. 왜냐하면 이 통찰이 우리 삶에 무제한적인 지속성을 부여하기 때문이 아니라 영원히 살고자 하는 욕구를 없애기 때문이다. (중략) 가장 끔찍한 악인 죽음은 우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존재하는 한 죽음은 오지 않고, 죽음이 오자마자 우리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폴커 슈피어링, [철학 옴니버스], 자음과 모음, 2013)



"삶이 이어지지 않을 죽음 후에는 전혀 무서워할 것이 없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이해한 사람에게는 삶 또한 무서워할 것이 하나도 없다." (알랭드 보통, [철학의 위안], 청미래,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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