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미르북컴퍼니)
날짜 : 2021. 12. 03. 금
책 : 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미르북컴퍼니)
이 책을 끝까지 읽기 전까지, 혹은 처음부터 중간쯤 읽기까지 어린 왕자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성인이 몇이나 있을까? 어린 왕자라는 인물을 설명하자면 호기심 많은, 자신이 이해가 완전히 될 때까지 끊기지 않은 질문을 하는 아이라고 해야겠다. 아니다, 그냥 우리가 아는 어린애다. 이 어린아이는 다양한 유형의 어른들을 상대한다. 어른들과의 살벌한 질문 공방전을 통해 답답함을 느낀다. '어른들은 이상한 구석이 있어.'
어린 왕자와 여우의 대화에서 '길들인다', '의식'이라는 키워드가 나온다. 어린 왕자의 질문에 여우는 열심히 설명을 해준다. '길들인다'라는 '관계를 맺는다' '의식'은 어느 하루(시간)를 다른 하루(시간)와 다르게 만들어 준다고 했다. 곰곰이 생각을 해봤을 때, '사랑'인 것 같다. 모르는 사람이 관계를 맺어서 발전을 하면 특별한(연인) 관계가 된다. 그런 상태에서 그들이 보내는 하루가 '의식'같은 특별한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소설이 끝나면 작품에 대한 설명이 나와서 도움이 되었다. 사실 읽으면서도 긴가민가한 부분이 있었다. 생텍쥐페리는 동경하고 희망하는 삶을 '어린 왕자'라는 인물로 형상화되었다.
"그가 만난 여러 사람(어른)들은 그들이 가진 권력, 허망, 자기 학대, 물질 등은 세대로 불문하고 마치 삶의 진리인 듯 포장되어 자리한다. (중략) 어린 왕자가 말하는 지구의 어른들은 겉모습, 명예, 지식만을 추구한다." (p142)
'어른들은 겉모습, 명예, 지식만을 추구한다." 현재의 나를 대변하는 문장 같다. 내가 요즘 지식을 추구하려고 부단히 노력 중이다. 요즘 책을 읽는 것도 다 읽고 글을 쓰는 것도 지식을 습득하고 무언가를 깨닫는 것에 희열을 느낀 이후로 그런 걸 더 느껴보려고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
"'부끄러운 어른'인 우리는 어린 왕자를 통해 그동안 잊고 지냈던 삶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깨닫는다. 꿈과 희망, 만남과 인연, 마음과 영혼, 추억과 사랑이 바로 그것이다."
아직 내가 완숙한(?) 어른의 경지에 오르지 않아 '부끄러운 어른'인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여우와의 대화에서 '사랑'을 생각해 냈다는 게 조금 뿌듯(?) 했다.
작품 설명이 끝나면 생텍쥐페리의 연보가 나온다. 상당히 다이내믹한 인생을 살았다. 소설을 쓰기 위해 그 많은 비행과 전쟁을 참전했나 싶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그런 상황에서도 글을 쓰고 책을 내려고 했다는 자체가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더욱 전율이 돋는 것은 이 생텍쥐페리와 비트겐슈타인이 한 명은 하늘에서 한 명은 땅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었고, 열심히 글과 책을 썼다는 것이다. (상당히 뜬금없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