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눈먼 강아지를 보고

- 실연에 빠진 이들을 위한 연서

by 김종진

카톡 메시지를 보던 중

사랑에 눈먼 강아지를 보고…


자주 보던 이모티콘인데

쑥 가슴속으로 들어온다.

저작권 걱정도 없이

캡처하여 놓고, 지긋이 바라본다.


쟤는 왜 사랑에 눈이 멀었을까?

입모양을 보니

그리 기쁜 것 같지는 않아

약간은 괴로운 듯

곤혹스러운 듯 이를 보이고 있다니

이목구비가

단정한 게 배운 집 견식인 듯

어젯밤 생각에 후회감이

오는 듯 하기도


사랑이 그리 쉽지는 않은가 보다

사랑으로 눈을 가려버렸네

다른 것은 안 본다는 결기인가


귀는 축 양쪽 귀를 닫으려는 듯

양 이마에 가지런히 놓고

생각에 빠진 걸 거야

주변의 다른 소리에 흔들리지 않으려는

그만의 의지


치아가 깨끗한 걸 보니

한 두 끼는 거른 것 같아

그렇지 사랑에 눈이 멀면

식욕이 없어지기도 하지


코는 입구를 닫았네.

아예 곡기를 끊으려고 하나

음식냄새까지 의미가 없는

상태인걸 보면

그리 쉬운 단계는 아닌 것 같아


목줄이 단정한 걸 보니

뼈대 있는 집안의 막내인 것 같은데

어쩌나 사랑에 빠져버렸으니

시름시름

곡기를 끊고


이걸 증명사진이나

여권사진으로는 쓰지 못하겠는걸

연서로 보내면 효과가 있으려나

아냐!


사랑으로 눈을 가린

그래서 생각은 더 멀리

왔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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