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준비로 옷을 고르며 한참을 뒤적거린다.
'아무래도 흰 옷보다는...'이라는 생각보단,
집히는 대로 적당한 옷에 머리를 욱여넣는다.
점심에 국물을 조심스레 먹고 안도감을 느낀 순간,
커피 한 모금을 슬며시 머금은 빨대에서 한 방울이 톡
명치 근처로 떨어진다.
왜 난 오늘도 흰 옷을 입었을까.
흰 옷은 때가 잘 탄다.
오늘도 난 그 당연한 사실을 잊고 살았다.
그래도 뭐, 몸에 새겨지는 건 아니니까.
낙서를 지우면 낙인이 되지 않으니까.
그래도 괜찮다, 가서 빨자.